대구대교구 도동성당 등 독도에서 첫 미사 봉헌

독도에서 천주교 미사가 처음으로 봉헌됐다.

8월 17일 대구대교구 울릉도 도동 성당과 천부 성당 사제와 신자들 60여 명이 독도에서 ‘광복 70주년, 순국선열추모 및 평화수호독도 미사’를 봉헌했다.

▲ 대구대교구 울릉도 도동 성당과 천부 성당 사제, 수도자, 신자 등 60여 명이 독도에서 미사를 봉헌했다.(사진 제공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지금까지 독도에서는 불교 불사봉행이나 영산재, 개신교 시국기도회 그리고 천주교를 비롯한 종단 대표 방문 등이 이뤄진 적은 있었지만, 미사를 봉헌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996년 4월에는 당시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이 독도를 방문해 경비대를 위로하고 동백나무를 심으며, “독도가 갈등과 분쟁의 걸림돌이 되기 보다는 평화와 협력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미사를 주관한 도동 성당 손성호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독도가 본당 관할 구역이기 때문에 도동 본당에 부임할 때부터 미사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추진한 지 3년 만에 어렵게 성사됐고, 우연찮게 광복 70주년과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손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서도 독도는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선동적인 언동에 흥분하기 보다, 독도가 그대로 독도일 수 있도록 물러서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독도는 난리의 중심이 아니라 조용한 평화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진정한 평화는 정의의 실현에서 오며, 정의란 각자의 것을 각자에게 돌려주는 데서 출발한다. 부당한 착취나 압제는 평화를 깨는 것이며, 인권을 유린하는 것으로 절대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손성호 신부는 도동 성당은 국토 최동단에 있고 독도 관할 성당인 만큼, 지난 2009년 도동 성당 설정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독도를 지키는 성모상’을 봉헌하고 매년 성모승천대축일에 기념 미사를 드리고 있다면서, “바람이 있다면, 독도에서 시작한 미사를 매년 이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에 말했다.

독도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본과의 영토분쟁 외에도 수많은 시련과 아픔을 지닌 곳이다. 이번 미사 지향에 순국선열을 위한 추모와 동아시아 평화의 염원을 덧붙인 이유다.

조선 숙종 때 조선수군 안용복이 독도를 지킨 것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수산자원이 수탈됐고, 2차 대전 종전기에는 미군의 독도 오인 폭격으로 많은 양민이 희생되기도 했다. 러일전쟁 중이던 1905년에는 최대 격전이었던 동해 쓰시마해전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하기도 했다.

손 신부는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독도가 “민족 간 갈등과 대결을 넘어,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의 중심이 되기를 갈망하는 교우들과 국민의 뜻을 모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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