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정평환위 주관 제36차 촛불평화미사 봉헌
3월7일 36차 촛불평화미사가 60여명의 수도자, 평신도가 참여한 가운데 서울정동 품사랑 갤러리에서 봉헌되었다. 이번 36차 촛불평화미사는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이하 남장정평환위) 주관으로 미사가 집전되었으며, 김정훈(작은형제회), 이상윤(순교복자성직수도회), 김정대(예수회), 하유설(메리놀회)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이상윤 신부는 미사강론에서 “오늘 미사강론을 준비하며 많은 고민을 했고, 이 자리에 서니 여전히 떨린다. 왜냐면 저는 여러분들만큼 세상을 걱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예수님의 희망을 되살릴 수 있을까? 어떤 말이 여러분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 했다.
“저는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말하는 지적 장애 어린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 공동체에서 매일 아침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어느 날 어린이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누구냐고 물어왔다. 내가 설명해주자 이야기를 듣던 어린이가 ‘죽으면 안돼는데’라고 말했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도 알고 있는 정의가 우리사회에서 실현되지 않는다" 며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했다.
이어 이 신부는 복음 말씀 중에 있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사건’을 설명했다. “예수님은 영광을 포기하고 산밑으로 걸어내려 오셨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될 우리들은 어디로 걸어가야 하는가? 사순시기,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정의의 복음이 이 사회에 전달되도록 기도하자”라고 말했다.
미사중에 김정훈 신부는 “여태껏 우리는 복음을 실천하고 고민하는 옆에 있는 형제자매를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서로 희망을 잃지 말자고 모두에게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자”라고 제안해 미사참례자들이 모두 돌아가며 끌어안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미사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전례는 볼 수 없었지만, 환하게 웃음 지으며 나누는 평화의 인사와 기도 등 모두가 형제자매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미사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펼침막을 들고 서울역까지 행진 후 용산참사 추모 문화제에 합류했다. 다음 37차 미사는 3월14일 서울 정동 품사랑갤러리에서 봉헌될 예정이다.
두현진/ 지금여기 기자
두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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