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칸가족들 주관으로 33차 촛불평화미사 봉헌

 

지난해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진행해온 촛불평화미사가 처음으로 수도자들 주관으로 봉헌 되었다.

프란치스칸 가족(프란치스코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 정의 평화 창조보전위원회(이하 정평창보위원회) 주관으로 33차 촛불평화미사가 2월14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되었다. 평신도 수도자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촛불평화미사는 신성민, 김정훈, 김일득, 김찬선, 김정대 신부 등이 공동 집전했다. 미사를 시작하며 김정훈신부(프란치스칸가족 정평창보위원장)는 "프란치스코 성인도 우리와 더불어 기도할 것이 분명한 가련한 희생자들이 사회 여러 곳에서 소통 없이 아파하고 있다. 촛불평화미사를 통해 찢겨져 고통 받는 사회가 서로 소통하고 평화를 실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며 이번 미사를 주관하게 된 의미를 설명했다.

주례사제인 신성민(니꼴라오)신부는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고쳐 주셨다. 이후 나병환자를 사제에게 보내 사회로 복귀시키고 죄인 취급을 받지 않게 했다"며 나병환자 이야기를 우리 사회에 빗대어 강론을 시작했다.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에 나병환자는 부정한 죄인으로 취급되어 사람들과 어울려 살수 없었다. 길가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나는 부정한 사람이오'라고 외쳐야 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던 시절 이탈리아 앗씨시에도 나병환자 시설이 있었는데, 환자들을 기존사회와 단절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 시설에 들어가는 사람은 죽은 사람처럼 가족과 공동체에 이별 예식을 치렀다. 이것은 800년 전 일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발달된 2009년에도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법정에 넘겨지고 옥에 갇히며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정민 신부는 "그리스도의 평화는 십자가 처형에서 출발하는데, 십자가의 의미는 사회적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자기헌신이다. 사회가 과거로 후퇴했다. 그리스도가 가르친 정의 평화를 실천하고자 마음을 다지고 힘을 받기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함께 기도하자"라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서울역까지 거리행진 후 용산참사 범대위 추모제에 합류했다. 다음주 34차 촛불평화미사는 서울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봉헌되며, 3월7일에는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주관으로 집전된다.

프란치스칸 가족 정평창보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훈 신부는 <지금여기>에 "지난 22년간 활동해 왔는데,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정의평화는 중요한 축이다. 이번에 가족 수도회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용산참사를 두고 미사를 하자고 제안되었다."고 하였다.

한편 김 신부는 촛불평화 미사에 대해서 프란치스코 영성과 관련해서 좀더 설명해 주었다. "프란치스코 성인 시대도 신흥 자본가가 발흥했고 성인의 아버지가 부르주아였다. 당시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갈등과 전쟁을 프란치스코 성인이 중재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대화와 소통 등 중재에 뛰어났다. 새들이나 늑대와 이야기를 나눌 줄 알았고, 십자군 원정 뒤를 따르며 이슬람병사도 치료해줬다. 후에 이슬람 술탄도 감동해 프란치스코 성인과 대화했다. 그 후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예루살렘성지에서 봉사하고 있다."

김정훈 신부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프란치스코 성인이 가난한 사람들 입장에서 소통하고 평화를 추구했듯이, 우리 교회도 갈라지고 찢겨진 우리사회를 소통시키기 위해  애써야 하며, 정부 역시 그런 소통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촛불평화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가톨릭 수도자들이 함께 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어했다. 

두현진/ 지금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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