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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증의 정당성을 묻는다

   
▲ 지난 12일 서울 연희동 분더바 앞, 서대문경찰서에서 나온 사복 경찰이 캠코더로 10여 명의 시민을 채증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폴리스 라인 강화하고 전부 채증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연희동 분더바 앞. 서대문경찰서에서 나온 사복 경찰은 캠코더로 10여 명도 채 되지 않는 시민들을 끊임없이 촬영했다. 폴리스라인은 채 한 사람도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인도에 바싹 붙어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이미 신고된 합법적 집회라며 대화를 요구하자, 해당 지휘관은 “대화할 필요 없어. 법대로 해! 라인 넘어오면 전부 입법 조치해”라고 소리쳤다.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에 ‘무분별한 채증을 막기 위해 채증 범위와 대상을 제한하라’는 권고를 보냈고, 경찰은 공식적으로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이성한 경찰청장은 인권침해 논란 속에 무산됐던 ‘부착형 채증 카메라 도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증거 채집용 촬영은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에 단서로 쓰이기 위해 사용된다. 합법적 집회 현장이나 일상적인 시민들의 공간이 위법한 곳인가. 집회에 참가한 시민은 잠정적인 범법행위자인가. 연희동 앞에서 한 시민은 “정당하고 평화로운 집회인데 저렇게 촬영을 해대니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든다”고 말했다.

집회의 자유. 대한민국 헌법 21조에 나오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다.

(4월 12일, 서울 연희동)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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