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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대교구 신자비율 20%는 꿈인가?통합사목연구소, 미래의 한국사회와 교회 진단 연구발표회 가져
 
   
이날 발표회에서는 서울대교구 복음화 2020운동의 타당성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발제자 두 명 모두가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가 아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27일(화) 오후 2시, 명동천주교회 별관에서는 “미래 한국사회와 가톨릭교회”라는 주제로 통합사목연구소 7차 연구발표회가 열렸다. 약 100명이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참석한 이날 발표는 박종택 통합사목연구소 연구위원의 “통계로 본 2020년 한국천주교회”로 시작되었다. 이어 주제 발제로 오경환 신부(인천교구, 인천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의 “2020년 미래 사목 환경과 가톨릭교회의 변화 모색”, 김정용 신부(광주교구,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의 “미래 사목 환경 변화와 본당의 실천적 운영 방향”이 있었고, 각 발제에 대해 조용환 교수(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유충근(통합사목연구소 연구위원)의 논평이 있었다.

이날 추세 조사와 발제 주제에서 이번 연구발표회가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제시한 ‘복음화 2020운동’의 가능성과 대안 모색을 위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박 연구위원의 추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교구 2020년 신자 비율은 13.03%로 정 추기경이 목표치로 내세운 2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위원과 오 신부는 이 같은 추세조사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예측해본 수학적 추론일뿐이라고 그 의미를 한정시켰다. 그 같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추세 조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정 추기경의 복음화 2020운동은 기적과도 같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제발표는 서울교구 소속이 아닌 인천과 광주교구 사제들이 맡았기 때문에, 서울대교구 복음화 2020운동의 타당성과 보완책에 대한 문제 제기와 토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마무리 발언에서 통합사목연구소 대표 전원 신부가 연구 주제 설정 동기를 잠시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복음화 2020운동에 대한 언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의도적으로 논점이 되는 것을 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제1주제 발표를 맡은 오경환 신부는 2020년의 미래 사목 환경 변화에 대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1세기 메가트렌드 연구보고서’에 의존해서 소개하였다. 오 신부는 한국 사회의 미래 변화상에 대해 이해하기에도 벅찬 게 사실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하였다. 그래서였는지 결론 부분인 한국 천주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새롭고 참신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제한된 발표 시간에도 직접 읽은 발제문의 다음 부분은 원론적이지만 교회 지도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자신을 항상 깊이 반성하고 하느님과 주님의 뜻과 말씀에 충실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고 모든 인간적인 계획보다 더욱 중요하다. 나는 주교님들과 사제들의 이러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교회의 지도자인 주교님들과 사제들이 진정으로 주님의 말씀에 충실하면 신자들도 그렇게 되고 교회 밖에 있는 비신자들도 그것을 알아보고 찾아 들어온다고 믿는다. …… 주일미사 참여율이 줄고 냉담자가 늘어가는 것도 ……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한국의 주교님들과 사제들의 충실성의 부족, 부족한 반성과 부족한 실천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 신부의 발표에 대한 논평을 맡은 조용환 교수는 가톨릭교회의 양적 위축, 질적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교육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논평 끝에 붙인 조 교수의 말은 한국 교회 평신도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외람되나마 저는 교회와 성직자가 평신도의 세속적 상황, 관점, 요구, 능력을 좀 더 중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방적인 교화가 아닌 상호적인 대화가 더 많아지기 바랍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저는 신부님, 수녀님의 말씀과 의견을 늘 존중해야만 했고 따라야만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눌, 제 의견을 진지하게 개진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만남, 관계는 결코 교육적이지 않습니다. 오늘과 같은 세미나에서도 저는 마냥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조 교수의 이 말이 있자 발표회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몰라도, 이른바 한국 사회의 최고 학부에서 교수로 있는 평신도 지식인이 이 같은 대우를 받았다는 고백과 조심스러운 건의가 과연 웃을 상황인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정용 신부는 미래 사회 변화 양상을 개인주의화, 공동체의 변화, 다양화로 요약하고, 본당사목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실천할 것인지를 제시하였다. 오충근 연구위원은 논평에서 교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과학적 방법을 활용할 것, 개별 대응보다는 비전을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날 발표회는 목표했던 대로 한국 사회 미래를 규명하고 교회의 사목 대안을 모색하는 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 신부가 발제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같은 일은 “통합사목연구소가 혼자 할 수 없으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상의해서 한국 교회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또한 많은 분들을 참여시키면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갈 것인지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제를 생각할 때, <사목>지를 폐간하고 한국사목연구소마저 폐쇄한 주교회의 결정이 정말 아쉽다.

/박영대 200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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