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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부활 소식을 전한 이들/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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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벗
등록일
2019-12-27 06:43:31
조회수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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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jpg (511868 Byte)

‘주간 첫날, 막달레나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두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달려갔다. 둘이 함께 달렸는데, 한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가 무덤에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있는 것을 보았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베드로가 따라와서 들어가 아마포가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있지 않고, 다른 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먼저 온 제자도 들어가 보고 믿었다.’(요한 20,2-8 참조)

‘부활 아침 무덤으로 달려가는 제자들’이라는 그림은 부활을 묘사한 것으로 동트는 새벽녘 두 제자의 달리는 모습이다. 뒤로 흩날리는 옷이랑 머리카락은 속도감을 실감케 하면서 얼마나 빨리 달려가는지를 보여 준다. 사실 두 제자는 돌아가신 주님으로 말미암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을 게다. 그래서 그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불안과 초조, 애타는 심정이 담뿍 담겨 있다.

갈색 옷의 베드로는 눈물을 머금고는 그의 평소 성격처럼 조급함과 근심으로 가득 차 있다. 베드로를 앞질러 달려가는 제자가 요한, 그의 옷은 아침 여명의 빛을 모두 흡수한 흰색이다. 그의 눈과 꼭 모아 쥔 두 손에는 주님을 뵙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실제로 가득하다. 주님 사랑을 가득 받은 이의 그 모습으로 힘차게 달린다. 요한은 열두 사도의 한 분으로 어린나이다.

어부인 그는 제베대오의 아들로 큰 야고보의 동생이다. 형제는 호숫가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예수님 부르심으로 제자가 되었다. 그는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로 불려 지며 예수님의 가장 가까이에 자주 계신 제자이다. 그는 타보르산에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직접 목격하였고, 겟세마니에서 공포와 번민에 싸인 예수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사도 요한과 베드로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빈 무덤 이야기에 무덤으로 달려간다. 복음 모두가 달리는 것으로 부활의 목격 장면을 전한다. 그들은 앞만 보고 달리고 또 달렸다. 마리아도 막 달렸다. 베드로도 달리고, 사도 요한도 그렇게 달렸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빈 무덤을 본다. 가장 가까이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보며 누구보다 예수님을 잘 알던 두 제자가 텅 빈 무덤을 본 것이다. 그들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없는 ‘영으로 된 비움’이 된 거다.

그는 베드로 사도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갔으며, 그곳에서 예수님 얼굴을 쌌던 수건과 아마포를 보았다. 베드로를 따라 무덤 안에 들어간 그는 주님 몸이 안치된 곳에 수건과 아마포가 있는 것을 보고, 그분의 몸을 누가 꺼내 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텅 빈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한다. 보고서야 믿는 기운이 되살아 난 거다. 모든 것을 내어 준 텅 빈 공간에 단지 부활만이 보였다. 부활 목격자의 증언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 자체가 신비이다.

이 소식을 확인하려고 여러 사람이 달렸다. 두려우면서도 기쁨으로 달렸다. 어쩌면 그 부활의 증언 목격담이 보는 이마다 다 다를지라도 어쩜 그것은 진리이다. 그 목격자들의 진술이 하나같이 같다면, 그것은 신비가 담긴 부활신앙이 아니다. 우리도 부활의 이 기쁜 소식을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알려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달리면서 부활을 전한 이들을 따라 믿음의 길로 들어선 신앙인이다. 우리도 달려야만 한다. 달려가서 이 기쁜 소식들을 만민에게 전하자.

작성일:2019-12-27 06:43:31 183.104.3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