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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마리 찾고자 헤매시는 그분 기억하면서/연중 제31주간 목요일

닉네임
늘벗
등록일
2019-11-07 05:59:09
조회수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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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jpg (386488 Byte)

“양 백 마리를 가진 이가 그 중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그곳에 버려 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는다. 그러다가 그 한 마리를 찾으면 기뻐서 메고 가 친구와 이웃들을 불러,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 없는 아흔아홉 의인 보다 ‘회개한 한 사람 죄인’ 때문에 기뻐할 것이다.”(루카 15,4-7 참조)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야말로 아흔아홉 양 떼를 광야에 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으려는 착한 목자시란다. 그분께서는 함께 있는 그 많은 무리보다 잃어버린 단 한 마리를 찾고자 그 어떤 것도 감수하신다나. 우리네 보통의 계산법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는 배려와 사랑을 저버린 완고한 우리 생각으로는 어쩜 지극히 당연하리라. 이것은 하느님께서는 결코 그 한 사람 죄인마저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시는, 자비하신 분이심을 보여 준다.

자비로운 이는 다른 이의 고통을 자기 일인 양 슬퍼할 게다. 그리하여 그 고통을 없애려한다. 라틴말로 ‘자비’는 슬픈 마음에서 나온단다. 따라서 잘못된 길로 빠져 엉뚱하게 가는 이를 찾아 나서시는 주님 모습에서, 우리는 자비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곤 한다. 이는 그분께서 얼마나 자비로우시며, 우리를 얼마나 간절히 찾는지를 깨우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가난한 이, 죄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당신의 그 자비로운 마음에, 우리가 동참하도록 부르신다.

그러기에 회개는 주님을 그토록 사랑하는 거다. 사랑이시고 자비로우신 주님께 우리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빌며 삶을 되돌리는 것일 게다. 이리하여 새롭게 변화된 그 모습에서 우리가 주님 자비를 느끼고 이웃이 그분 자비를 입은 것을 보며 참된 기쁨을 만끽해야 하리라. 그간에 저지른 죄의 용서를 받고자, 고해소로 발길을 옮겨 정녕 용서를 청하자. 주님 용서에서 그 크신 자비를 담뿍 느낄게다. 그 고백으로 무한한 주님 사랑을 느낀다면, 그 기쁨 배가 되리라.

이제 세상이 발전하면서 우리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가진 것들도 하도 많아서 부족한 것이 아마도 없단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것이, 꿈만 꾸면 곧 현실이 되는 그런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 마음은 어쩜 정반대이다. 갈수록 삶은 피폐해지고 인간성도 말살되어 모든 관계가 더 메말라만 간다. 세상 건물들은 높아지고 화려해지지만, 우리가 의지할 구석은 점점 더 좁아진다.

모든 것을 다 이룬 세상처럼 보이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있기에. 그래서 일상을 사는 우리는 가끔은 처음으로 돌아감을 느낀다. 부부는 신혼의 느낌을 되살려 보라는 거고 직장인은 첫 근무 때의 그 열정을 되찾아 보자. 믿는 이라면 세례 때의 그 순수함을 되찾는 것도 같은 맥이리라. 죄 지은 자만이 회개하는 것이 아닐 게다. 회개는 누구에게나 다 필요하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의 회개를 기뻐하시기에 단 하나라도 버리지 않으시고 당신께 이끌고자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되찾은 비유로 말씀하신다. 하느님께서 죄인들의 회개를 바라시니, 우리 역시 죄인들의 회개를 기뻐해야 한다고.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것을 찾았습니다.”라는 이 말은 바로 하느님의 마음을 대변한다. 가을에 나뭇잎을 모두 떨군 나무는 따사한 봄이 되면 다시 생기를 찾는다. 우리도 회개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 태어나 보자. 그분께서 그 한 마리 양을 찾으시고자, 그 수고를 감수하시는 걸 늘 기억하면서 그렇게.

작성일:2019-11-07 05:59:09 183.104.33.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