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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관은 마음 비우기>

닉네임
김수복
등록일
2010-06-18 07:00:48
조회수
8319
 

<달관은 마음 비우기>


예순 여섯 살 넘은 나의 친구들은

모두 은퇴한 백수다.

일거리만 주면 얼마든지

열심히 해볼 수 있겠는데,


그것은 국가의 책임이고

국력낭비라고 생각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일자리 없어

큰일인 판에 자기들 불만은 사치라고,

참고 시간을 죽이며 살아간다.


손자손녀 자라는 모습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 전해주는 게 보람이다.

이제 이루고 싶은 것 없다.

바라는 것 별로 없다.


우리들 나이배기로서는

마음을 비우고 달관한 자세를

자손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살아갈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위한다.


(귀띔: 성당과 예배당에 다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

죽어가는 사람 돌보는 빈첸시오회 활동과

같은 일에 쫓겨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시다.

시신을 염해주는 전문가들도 계신다.)



<천안함을 어이할꼬>-남문희 시사IN 편집국장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러시아 전문가가 우리 해군을 ‘밥통’이라고 지칭했다는 신화통신 보도를 보고 부아가 치밀었습니다. 물론 그의 발언 앞에는 “천안함이 만약 어뢰에 의해 침몰했다면”이라는 전제가 달렸지만, 마치 누군가로부터 뺨을 맞은 것 같은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어쩌다 우리 군이 이렇게 국제적 조롱감이 됐나 생각하니 참담했습니다.


그런데 6월10일 발표된 감사원의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 실태’ 감사 결과는 참담한 수준을 넘어 망연자실케 하는 것이었습니다. 민·군 합동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천안함은 화약 중량 250kg, 총중량 1.7t에 이르는 중어뢰의 수중 비접촉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이보다 작은 어뢰에 의한 수중 비접촉 폭발 실험을 봤는데 엄청난 물기둥이 솟고, 수면 위의 전함은 (비록 천안함보다 작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그보다 큰 어뢰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3월26일 천안함과 제2함대사령부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천안함에서 2함대 사령부에 사건 발생 최초 보고를 한 것이 밤 9시28분께였습니다. 침몰 원인이 어뢰인 것 같다는 보고는 그로부터 25분 뒤인 밤 9시53분께 이뤄집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 어뢰 피격 보고는 2함대사령부에 의해 더 이상 상급 기관에 보고되지 않고 실종돼 버립니다. 2함대 사령부는 속초함이 “북의 신형 잠수정으로 판단된다”라고 한 보고도 묵살하고 ‘새떼’라고 보고하도록 하는 등 의문투성이 행적을 보입니다.


아무리 비접촉 폭발이라 해도 천안함을 반토막 낼 정도로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어뢰에 피격됐는데 최초 보고 시점에서 25분이나 지나 이런 사실을 보고한 것도 그렇고,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2함대사령부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뭉갰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후속 보도를 보면 김태영 국방부 장관조차 그 전에는 추측만 하다가 사건 발생 10일이 지난 4월4일에야 천안함 함장과 통화를 하고 처음으로 어뢰 피격을 인지하게 됐다고 하니, 그 전까지는 보고체계를 통해 어뢰 관련 보고가 이뤄진 게 전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 역시 어뢰 관련 보고를 못 받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뢰 말고 다른 침몰 원인에 대한 보고는 있었을 터인데, 이번 감사원 발표에서는 늑장 보고에 대한 지적만 있을 뿐 최초에 어떤 보고가 이뤄졌는지는 언급이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우리 군이 정말 밥통일까요?


작성일:2010-06-18 07:00:48 116.125.73.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