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살이공동체 창립 15주년 기념 미사
11명의 민들레와 '산위의 마을' 첫 번째 종신서원 가족 탄생
미사에 앞서 열린 특강에서 박기호 신부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 – 난세를 사는 지혜’라는 주제로 예수께서 주시는 평화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박 신부는 “고난의 삶을 살았던 예수가 평화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이 에고가 없는 분이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늘 ‘나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따른다’고 말씀하셨다. 즉, ‘나’, ‘자아’가 아니라 하느님으로 가득 찬 분이셨다. 당신 자신으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담은 그릇처럼 사셨다. 그리고 하느님으로 가득 찬 이는 곧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가난한 이들로 가득 찬 사람이다.”
박 신부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투스의 말을 빌려 이런 평화를 삶 속에서 만들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내 것과 내 것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과 ‘감정을 바라보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다른 사람의 결정까지 내가 생각하기 때문에 분노가 생긴다. 그것을 구분하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결과가 내 마음을 무겁게 하거나 우울하게 하지는 않는다. 두 번째는 ‘감정을 바라보는 것’이다. 감정은 그 시간, 그 사건에 붙어 있는 그림자다. ‘지금 여기’로 끌고 올 필요가 없다. 시간과 공간을 벗어난 곳에서까지 그림자의 지배를 받아야하는가 묻고 해결하려고 해보자. 그럼 생의 많은 부분을 행복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날 종신서원식을 한 김영기 씨는 “6년간 마을생활을 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고, 내 마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마음을 꺼내 쓸 때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내 생각이 옳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하시고, 이루고자 하시면 이루신다는 것을 알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생활하며 하느님의 일에 작은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기 암 선고를 받고 공동체 생활을 하며 건강을 회복한 김 씨의 부인 김연옥 씨는 “공동체의 믿음과 기도로 지금 기쁨과 평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잘라진 한쪽 가슴 사랑으로 가득 채우며 살겠다는 주님과의 약속을 잊은 채 어리석음과 완고함으로 경직된 공동체 생활을 했다. 행동에 대한 강령만 있을 뿐 생명을 살리는 하느님의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6년이라는 긴 시간 기다려주셨다”면서 “흙을 일구듯 생명을 일구며 세상과 함께 호흡하되 세상과는 다른 삶으로 세상과 하느님의 나라를 잇는 사다리가 되고자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비사회에서의 대안적 삶’을 추구해온 예수살이공동체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배동교육과 장년을 대상으로 한 제자교육이 있으며 일 년에 각각 두 번 열린다. 제43기 청년배동교육은 3월 14일에서 17일, 제44기 배동교육은 7월 11일에서 14일까지이며 제22기 장년제자교육은 4월 11일에서 14일, 6월 13일에서 16일까지 열린다. (문의 : 02·3144·2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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