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
[기도하는 시-박춘식]
루르드
-박춘식
1858년 2월, 프랑스 남서부 한 산골 시냇가 바위벽
홀연 나타난 천향(天香) 귀부인, 철부지 14살 소녀는
기겁하여 무릎 꿇었다 기도 많이 하라는 귀부인 소문은
시골길 가득 흘러 넘쳐 수많은 묵주 행열이 이어졌다
당황한 그곳 시골 성당 신부는 소녀에게 윽박지르듯
도대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달라고 하여라, 명령하듯
하늘 귀부인 … 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 …
소녀는 개울을 건너며, 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
마을 언덕길 올라가며, 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
성당의 신부 앞에 똑바로 서서, 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
질겁하듯 몹시 놀란 신부는 황소눈으로
너는 원죄없다라는 말 뜻을 아느냐, 모릅니다
너는 잉태라는 말을 아느냐,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또박또박 다시 말해봐, 그 귀부인이 자기를 뭐라고 하더냐
나 는 원 죄 없 는 잉 태 이 다
새맑은 소녀 베르나데타 앞에서 넘어지듯 쿵덕
쿵 놀라 무릎 꿇은 신부의 울컥 터진 목소리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님께서 나타나시다니 ‥‥
이 철부지 아이에게, 이 산골 루르드에
<출처> 박춘식 시인의 미발표 신작 시 (2010년 12월)
해마다 우리는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님 대축일을 지냅니다. 1854년 12월 8일 비오9세 교황은 성 마리아님이 원죄없이 잉태되셨음을 믿을 교리로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4년후에 성모님이 프랑스 루르드에 나타나셨고, 성모님 스스로 “나는 원죄없는 잉태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루르드의 발현으로 세상 모든 신자들은 놀랐으며 단 한 올의 죄도 없으신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고 더욱 공경하게 되었습니다. 원죄없으신 성모님을 한국 교회의 수호자로 모신 이 기쁨을 찬미 성가로 가슴 가득 채우면서, 대림절을 거룩하게 보내도록 하늘 어머니께 도움을 청하면 은혜로운 나날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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