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를 건강한 소통의 마당으로 만듭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댓글 논란에 관하여
어느 독자께서 올리신 댓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여러분께 여쭙습니다.
여기엔 운영원칙도 쓰여져있고, 댓글을 어떻게 달아야 한다는 글도 쓰여져 있습니다. 좋은 기사에 늘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사람입니다. 최근들어 글 쓰시는 분들의 의도와는 달리 폭력적이고 험한 댓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대로 방치하셔서 이곳을 난장판 소굴로 만들어 많은 분들에게 계속 실망을 주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떤 방법을 쓰시든 간에 익명의 악용을 최소한 막는 노력을 해 주세요."
최근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댓글 정화에 관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함세웅 신부와 호인수 신부의 글에 대한 댓글나눔에서 험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는 현상을 이르는 것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반교회적 언론이라는 비방 댓글도 간혹 올라오고 있네요.
물론 인터넷공간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내어놓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언론에서는 쌍방간의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제시하고 다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좀더 나은 대안을 찾아갈 수 있는 '공동식별'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동안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딱히 언론이라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방송>이 있지만, 대체로 교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까닭에 '교권으로부터 충분히 자유로운 논쟁'이 불가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오프라인 종이신문이라서 의사소통에 형식적 한계도 있었던 것이겠지요. 다행히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인터넷 매체이고, 독자게시판과 댓글을 통해 언제든지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댓글은 독자들이 기사를 중심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편리한 공론의 장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일부 독자께서 상대방에 대해, 또는 기자에게 '욕설과 비방'하는 태도는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댓글에 분통을 터트리기보다는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댓글이 일방적인 '자기 선전'의 장이 아니라, '공감'의 장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댓글 문제와 관련해 주변에서 여러 의견을 주신 바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댓글 실명제로 가자. 책임있는 댓글을 위해..
2) 댓글 제목만 보이게 하자. 보고 싶은 댓글만 보게..
3) 댓글 수만 보이게 하고, 댓글을 보고 싶은 사람만 클릭해서 보게 하자.
물론 이 논란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언론을 시작할 때부터 편집진에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특성상 자유로운 글쓰기 가능하려면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의사소통의 흔적인 댓글이라고 생각한다면, 독자들이 댓글에 접근하기 쉽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는 '기사검색'시에는 조금의 성의는 보여주시라고 '로그인'을 요청하지만, 댓글은 중간절차 없이 달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인터넷 상의 민주주의는 독자들이 지켜주어야 합니다. 욕설과 비방, 무례함은 성령이 주시는 은혜와 다른 길입니다. 여러분이 건강한 댓글문화를 만들어주셔야 편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좀더 충분히 시간을 갖고 사이트 안에서 자체 정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상봉/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