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오신 분들 안에서 힘차게 일하시는 하느님.. 용산에 대림 4주일 촛불 켜져
[포토뉴스]
대림 4주를 맞이하는 미사가 지난 12월 19일 토요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용산참사 현장에서 베풀어졌다. 이날 미사는 남일당을 지키고 있는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이영우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및 예수회에서 4명의 사제가 공동집전했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들을 도우러 오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미사경문이 유난히 가슴 깊이 파고 드는 미사였다.
바람소리마저 거센 추운 날씨에도 100여 명의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해서 대림절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함께 했다. 강론에서 정제천 신부(예수회)는 "용산의 비극은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참사"라며, 우리야의 아내를 함부로 취한 다윗왕은 나단 예언자의 말을 듣고 크게 뉘우쳤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뉘우칠줄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란 큰 가정인데, 국민들은 대통령이 사장이 아니라 아버지가 되길 기대한다"며 "부자들의 잘못을 호되게 꾸짖고 가난한 이들을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우리는 법에 호소하고 정치인에게 하소연 하고 사람들에게 외치기도 했지만 무심한 반응뿐이었다"며, 이제는 하느님께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철연 소속 노한나 총무는 미사 끝에 "이렇게 추운 날이면 망루에 올라가 물대포를 맞고 새벽 6시까지 사시나무 떨듯이 추워했을 희생자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이번 성탄절에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강서 신부는 미사를 마치며, "우리가 살아생전 이렇게 추운 미사를 언제 해볼 수 있겠나"하며 "엄동설한에 비닐 한 장이 바람을 막아줘서 미사에 덜 떨고 참석할 수 있었는데, 세상의 바람을 맞고 서 있는 철거민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여기 와 있는 여러분이야말로 비닐 한 장보다 더 따뜻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분이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하느님께서 아직도 힘차게 일하고 계시다는 증거"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12월 24일(목)에는 저녁 7시 30분부터 개신교 여성 목회자들과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가 공동으로 여성의 전례를 준비한다. 12월 25일 성탄미사는 오전 11시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주관으로 봉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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