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로 달려가는 지구
[기도하는 시 - 박춘식]
종말로 달려가는 지구
- 닐숨 박춘식
물 난리
불 난리
인종차별 살인
자동소총 난사
지구가 자결하려고 작정했는지 와그작와그작
어찌하려고 종잡기 어려운 종말을
왜 서둘러 만나려고 하는지 도시 알 수 없습니다
불 기도로 물을 데워 가난한 아이들 목욕시킨다면
물 기도로 산불을 담담하게 다독거릴 수 있다면
피부보다 심장을 곱게 가꾸는 흑백 기도를 바친다면
총알 기도로 다급한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쌈박하게 좋으련만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지구에게 너무 미안한 최근의 일들을 두고, 지구에게 진솔한 고백을 한다면, 자연 보호나 지구의 온난화 등등의 주범은 돈 즉 황금입니다. 국가나 기업은 돈에 혈안이 되어, 사람도 나무도 코끼리도 고래도 매연도 남극도 모든 것이 뒷전입니다. 노골적으로 돈을 밝히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돈, 돈 하다가 유턴 지점을 놓쳐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면 누가 책임지려는지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과학적 설명을 할 수 없지만,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생명체로서 최저의 수준으로 어떤 정보를 주고받는 방법을 주셨다고 저는 믿습니다. 지구를 돌고 있는 아마존의 연기가 각 나라 나무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는지 대충 짐작을 합니다. 나무가 병들거나 나무가 죽어도 좋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종말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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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