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동 신자들, 천막 또 철거

단식 중인 홍 지부장은 입원

2016-01-05     배선영 기자

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인천교구와 노조 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3일 답동성당 신자들이 성당 들머리에서 인천교구에 “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이에 농성장은 성당 입구 밖으로 옮겨졌다. 다음 날인 4일에는 단식 농성 중인 홍명옥 지부장의 몸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 홍명옥 지부장과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인천성모병원의 노조탄압과 국제성모병원의 의료급여 부당청구 등에 대해 인천교구 최기산 주교와 대화를 요구하며, 답동성당 들머리에서 103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 왼쪽 현수막 뒤에 차가 있는 자리에 원래 농성장이 있었다. 신자들이 농성장을 강제 철거한 뒤 오른쪽, 성당 입구 밖으로 농성장을 옮겼다. ⓒ배선영 기자

보건의료노조는 홍 지부장이 단식과 추위, 농성장에서 벌어진 갈등 등으로 인해 충격과 긴장으로 심신이 약해져있는 상황에서 4일 오후부터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인천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현재 입원 중이다.

한편, 지난 3일에는 답동성당 신자들이 농성장에 와 노조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10시 30분쯤 답동성당 신자 30여 명이 농성 텐트 등을 부수고, 앞으로도 농성을 못하게 하기 위해 농성 장소에 차를 대 놨다. 노조 측은 현재 입구 쪽으로 자리를 옮겨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이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자들은 노조에 “병원에서 하지, 뭔 짓이야?”, “내 집 앞에서 그러냐고.”라고 말하며, 나가라고 했다. 노조 쪽에서 “(성당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라고 답하자, 신자는 “누구나 올 수 있지만 누구나 데모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대꾸하기도 했다.

미사가 끝난 뒤에 신자들과 노조 측의 실랑이가 한 차례 더 벌어졌는데, 이 때 답동성당 정귀호 주임신부가 이를 보고 지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정귀호 신부는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통화에서 “신자들이 우발적으로 한 것”이라며 입장이 난처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신부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심각하다”며 걱정했다.

인천교구 홍보국은 이 일에 대해 "모른다"고만 답했다.

지난 12월 16일에도 답동성당 평협 회장 서윤수 씨를 포함한 신자들이 농성장을 철거하고, 실랑이가 벌어진 바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