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정의 평화 인권운동 활성가들 연수회 열어
각 교구 정평위 교류 확산 다짐.. 교회 내 인권침해 사례도 지적
한국 천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활성가들이 6월 30일에서 7월 2일까지 대전교구 요나성당에 모여 ‘정의•평화•인권 예수님을 따라가는 올레길’을 모색했다.
서울, 대구, 부산 등 각 교구의 정평위 활성가들과 교구 밖의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의 활동가들도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누고, 하느님 나라를 어떻게 세울지 고민을 풀어놨다.
박 신부는 교리서 중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다룬 3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천주교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한국 천주교 예비신자 교리서>에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1편과 2편이 주를 이루고, 3편의 내용은 27과 중 3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원리, 즉 교리서의 3편을 가르치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활성가들은 교회 내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사례로 교회 내 사업장의 비정규직 문제를 손꼽았다. 교회의 대형화와 개발의지를 문제 삼는 활동가들도 있었다. 박 신부는 이에 대해 “주교회의 시노드에서 정의를 말하려면 다른 이로부터 정의롭게 비쳐야 한다고 이야기 나온 바 있다”고 답했다.
둘째 날에는 인권재단 사람의 상임이사인 박래군 활동가를 초대해 ‘인권’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박래군 활동가는 인권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인권의 대상자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인권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다양한 위치의 놓이면서 인권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다. 자식이 있는 비정규직 남성 노동자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자본가로부터 인권 침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언제나 인권 피해자인 것은 아니다. 그는 남성으로서 여성에게, 아버지로서 자녀들에게 인권 침해를 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권 침해를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피해를 간절히 느낀다. 하지만 가해자의 위치에 놓이면 자신이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생각하지 못한다. 박래군 활동가는 ‘인권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언제든지 자신이 인권 침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인권 감수성이 부족해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단체에서 장애아동의 이름과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며 후원을 독려하는 사례가 그렇다. 연수에 참여한 활성가들은 교회 내에서도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인권 침해 사례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점차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연수기간에는 어느 교구보다도 대구교구 정평위 활성가들의 참여가 주목받았다. 대구교구 활성가들은 “대구에서보다 다른 교구에서 정평위의 출범을 축하해주더라”며 쑥스러워 했다. 이제 첫 출발을 내딛는 정평위도 있고, 오랜 기간 활동을 해온 정평위도 있다. 활성가들은 연수를 마치며 각 교구 정평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을 다짐했다.
연수 기간인 7월 1일은 사제 성화의 날이었다. 마침 각 교구의 정평위 담당뿐 아니라 정의•평화•인권에 관심을 둔 사제들이 여러 명 참여했는데, 사제들 역시 좀 더 노력해야 주어진 직분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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