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자연스럽다는 말”, “한번 읽어 봅시다!”

2025-11-25     김지환 기자
“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 사이언스북스, 2025. (표지 출처 = 사이언스북스)

“자연스럽다는 말”, 이수지, 사이언스북스

이 책의 저자는 영장류의 출산과 죽음 양상을 비교하는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식 전략과 양육 행동의 진화를 탐구해 왔다. 지금은 현재 독일 막스 플랑크 인구학 연구소에서 현대 인류의 출산 및 생식 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진화 인류학의 성찰을 토대로 “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주장이 되풀이될 때마다, 그 통념의 뿌리를 드러내며 ‘자연스러움’이라는 신화를 근본부터 흔들어 놓는다.

기후 위기, 남녀 갈등, 생명 윤리 등 지금 시대의 논쟁 주제들은 모두 ‘자연’이라는 말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촉발한 야생 동물 거래에서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행동은 이미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에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말들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되새기는 다짐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서사는 언제나 유익한 것은 아니다. 자연을 인간 행동의 근거이자 정답으로 삼을 때, 자연은 오히려 오류의 언어가 된다.

저자는 연구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의 언어로 사회의 통념을 비판하면서도, 그 언어를 인간의 이야기 속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는 자연을 찬양하거나 거부하는 어느 한쪽에도 서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을 단순한 질서나 규범으로 환원하려는 태도를 경계하며, 자연을 '살아 있는 복합체'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익숙한 말 ‘자연스러움’을 다시 배우게 하는 이 책은,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가톨릭평론>에 연재된 '자연스럽다는 말'을 묶어 펴낸 것이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인간과 자연을 돌아보게 하며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다.

“서로를 적이라 부르는 군인이 각자 사랑하는 아이의 사진을 상대방의 얼굴에 내미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 아군과 적군의 극명한 대치가 착시였음이 드러나는 그 순간, 총부리에서 꽃이 피어난다. 이 순간을, 그리고 이 순간에 대한 갈망을 우리는 평화라 부를 뿐, 그것이 인간 본성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는다. 총끝에서 꽃이 피어나는 게 자연스러운지 묻지 않듯이.”(134쪽)

“한번 읽어 봅시다”, 조한규, 생활성서사, 2025. (표지 출처 = 생활성서사)

“한번 읽어 봅시다”, 조한규, 생활성서사

이 책은 가톨릭 신앙의 중심이자 근원인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신학과 교리를 익히도록 돕는 길잡이다. 흔히 신학과 교리는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저자는 사제이자 신학자로서 오랜 시간 신학생들을 가르쳤고, 성당 신자 재교육과 신학 입문까지 두루 아우르며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예수님의 탄생부터 공생활, 가르침, 수난과 죽음, 부활, 승천 이후까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행적을 단순히 훑는 데 그치지 않고,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답 그 자체이신 예수님, 곧 세상 모든 것에 관하여 가톨릭교회가 가르치고 있는 중요한 사항들을 하나하나 짚어 준다. 하느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이끄는 믿음의 동반자가 되어 준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선택된 사람입니다. 소명과 사명을 받은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속인들처럼 똑같이 화를 내고, 욕심을 부리며, 이기적으로 산다면, 그래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그리스도인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 노력하는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말씀을 머리와 마음에 간직하며 사는 사람입니다.”(80쪽)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