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의 고공 농성이 600일이 다가오면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정혜 부지회장의 옥상 고공 투쟁은 2022년 10월 구미 공장 화재 이후, 일본 다국적 기업 닛토덴코가 지분 100퍼센트를 가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공장을 청산하려는 부당한 시도에 맞서 시작된 길고 힘겨운 투쟁이었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일본 닛토덴코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지속적인 부당 노동 행위에 맞서 고소를 이어 가며, 박 부지회장의 외로운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와 여성 수도자들도 연대 기도회를 열어, 그의 굳건한 의지를 지지하며 치유와 회복을 기원했습니다. 박정혜 부지회장은 남은 조합원 7명과 함께 닛토덴코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 승계와 부당 해고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600일 가까이 되는 농성 시간 동안 박 부지회장은 비바람, 폭염, 고립감 등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고용 승계를 외쳐 왔습니다. 특히 그늘막 하나 없는 고공 위의 온도가 46도를 넘어서는 혹독한 상황에서도 투쟁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닛토옵티칼하이테크는 매출이 37퍼센트 증가했음에도, 박정혜 부지회장과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찾아 "사람 위에 법이 있을 수 있겠느냐"라며,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친 것은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기간 이어진 박정혜 부지회장의 투쟁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인권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연대와 관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8월 11일자 성명서를 통해 “광복 80년을 맞아 일본 기업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노동자가 고공에 있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청산되지 못한 역사, 단죄받지 않은 과거는 현재에도 깊은 그늘을 드리운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용’이란 이름으로 지우지 말아야 할 현재가 고공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광복 80년을 맞아 고공 농성 노동자들에게 해방의 빛을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고공 농성 600일이란 숫자 앞에서 더 큰 아픔과 희생이 발생하기 전에, 고공 농성 노동자들의 절규가 인간적인 방식으로 조속히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종교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이들의 외침에 응답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더 늦기 전에.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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