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 분단 80년 특별사목서한 발표

2025-08-13     정현진 기자

15일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가 한반도 분단 80년을 맞아 특별 사목 서한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8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갈라져 갈등과 적대 속에 살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을 돌아보며, 상처 치유를 위한 교회의 길을 제시했다. 또 “서로 다른 문화와 사상을 가진 이들을 존중하듯 북한 동포들을 한 형제자매로 존중할 것, 북한과 호혜적인 협력에 기반을 둔 교류에 적극 나서기를 지지”하며, “남북이 ‘공동의 집’에서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모든 이와 더욱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이사 2,4)

위원회는 그동안 남북이 주변국과의 관계와 정치 상황에 따라 적대와 평화 염원을 거듭 겪으면서도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단 현실로 말미암아 우리 안의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며, 그간 교회가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민족화해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교회 각 조직과 구성원들이 평화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회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불편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는 현실에 대해, 위원회는 “불신과 미움 속에서 무기와 군사력을 방패 삼아 상대를 굴복시켜 얻은 평화는 참평화가 아니”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반도는 남북이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의 집’”임을 다시 천명하고, “2025년 희망의 희년에 분단 80년을 맞은 것은 한국 교회에 큰 의미가 있다”며, “분단 상황에 절망도 하지만, 희망의 순례자로서 다시 희망을 품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는 평화를 외치는 이도 많고, 자신의 방법만이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가 지키고 바라는 평화는 세상의 것과 같지 않다”면서, “한반도에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고 또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는 1997년 민족화해와 북한 선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설치됐다. 현재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가 위원장을, 조환길 대주교, 옥현진 대주교, 정순택 대주교, 손희송 주교, 박현동 아빠스가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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