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에 무엇이 담겼나

2025-07-10     경동현 기자

세계주교시노드 사무처가 지난 7월 6일 발표한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는 2020년 프란치스코 교종이 시작한 시노드 과정의 구체적 이행 단계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다. 사무처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이 지침을 공개하며 “교회의 시노드적 모습은 교회 사명을 위해 봉사합니다. 바로 이 사명의 절박함이 우리를 시노드 이행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세례받은 모든 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소명”이라고 말했다.

세계주교시노드 사무처는 이미 지난 3월 15일 각국 주교회의에 보낸 공문에서 시노드 이행에 지역 교회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춘계 정기 총회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이 승인한 시노드 이행 단계 동반과 2025-28년의 평가 과정을 논의하고, 주교회의 시노드 팀과 교구별 시노드 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시노드 사무처가 발표한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는 2028년 교회 총회까지의 3년 여정에서 지역 교회를 비롯한 각 교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문서인 셈이다.

지난 3월 28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어떻게 시노드 교회를 이루어갈 것인가' 세미나에 참가한 이들이 “함께 걷는 교회”를 기대하며 찍은 단체 사진. ©경동현 기자

문서 발간의 배경은 무엇인가?

이 문서를 이해하려면 최근 교회 역사와 몇 가지 핵심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끝나던 1965년, 바오로 6세 교종은 '주교 시노드'라는 상설 기구를 설립했다. 공의회에서 경험한 교종과 전 세계 주교단 간의 “긴밀한 협력”을 지속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 기구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면서, 교회가 “시노달리타스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선언했고,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주제를 ‘시노달리타스’(함께 걷기)로 정했다. 2021년, 프란치스코 교종은 전 세계적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며, 이를 3단계로 나누어 진행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여정. (이미지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첫 번째 단계: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교구, 국가, 대륙 차원의 의견 수렴.

두 번째 단계: 2023-24년 두 차례 열린 시노드 회의에서 '목자들의 식별'. 일반 신자(특히 여성 포함), 원탁 토론, '성령 안에서의 대화'라는 새로운 시도 포함.

세 번째 단계: 교종이 시노드 최종 문서를 '베드로의 후계자의 통상적 교도권(Magisterium)'으로 채택하면서 시작.

프란치스코 교종은 최종 문서를 전 세계 교회가 “기꺼이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서에서 시노달리타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교회를 보다 참여적이고 선교적인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의 길. 이를 통해 교회는 모든 남녀와 함께 걸으며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게 된다.”

최종 문서 발표 이후, 시노드에 참가했던 인사들로 구성된 '제16차 통상 회의 평의회'는 이 문서의 전 세계적 이행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올해 3월, 병세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 중이던 프란치스코 교종은 3년간의 이행 평가 여정을 승인했다. 그는 이후 바티칸으로 돌아왔고, 4월 21일 선종했다.

6월, 평의회는 이행 지침 문서를 승인했고, 새 교종 레오 14세(5월 8일 선출)가 이 문서의 발표를 승인했다.

레오 14세 교종은 이로써 3단계 이행 계획을 확정했다:

2025년 6- 2026년12월: 각 교회는 '이행 경로'에 집중.
2027년 상반기: 교구별 '평가 총회' 개최.
2028년 상반기: 대륙별 총회 개최.
2028년 6월: 바티칸 총회를 위한 작업 문서 발표.
2028년 10월: 바티칸 교회 총회 개최 예정.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 안내 웹자보. (이미지 출처 = 세계주교시노드 사무처)

새 문서의 핵심 내용은?

시노드 사무처는 이 문서의 목적을 “공유된 틀” 제공과 2028년 총회를 위한 대화 촉진이라고 밝혔다.

머리말에서 시노드 사무처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각 교회를 두 유형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시노달리타스의 길을 열정적으로 따르는 교회, 다른 하나는 아직 어떻게 이행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 중이거나 이제 막 걸음을 뗀 교회다. 그는 이 문서가 두 집단 모두에게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서는 이행 단계의 목표를 제시하는 1장, 누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지를 설명하는 2장, 시노드 최종 문서를 실제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3장, 이행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과 도구를 제시하는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이행 단계의 목표가 교회의 삶을 더 시노드 교회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실천과 구조를 실험하고 도입하고, 이를 각 지역 상황에 맞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참여자와 역할을 설명하는 2장은 이행 단계에 모든 이가 참여해야 하며, 단순한 '지지자 집단'만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교구장 주교는 핵심 책임자며, 사제와 부제, 사목평의회, 시노드 팀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잠정 중단된 시노드 팀은 다시 활성화하고,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를 숙지하여 시노드 교회의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국가 및 대륙 시노드 팀도 활성화해야 한다. 논쟁적 주제를 연구하는 연구 집단은 계속 유지된다. 기존 주제에서 레오 14세 교종은 ‘시노드 관점에서의 전례’와 ‘주교회의, 교회 총회, 지역 공의회의 규범과 구조’라는 두 개의 새 주제를 추가했다.

3장은 참여자 모두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에 깊이 익숙해야 하며, 이를 단순한 제안 모음이 아닌 성찰과 식별의 산물로 이해하도록 요구한다. 최종 문서의 주요 주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뿌리 둔 교회론적 관점 선교적 지향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에서는 지역 교회들에게 교회 안의 긴장을 없애려 하기보다, 교회의 사명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균형을 실험해 볼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직무 수행 방식, 의사 결정 구조, 책임성 및 평가 체계, 참여 기구 구성과 역할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시노드 영성 증진’이나 ‘비서품자의 교회 지도력 역할에 대한 접근 확대’, ‘시노드적 의사 결정 방식의 발전’과 같은 분야에서는 지역 교회들이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법론과 도구를 다루는 4장에서는 세계주교시노드 여정 전반에서 사용한 ‘교회적 식별’ 방법을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성령 안에서의 대화’와 같은 실천이 포함될 수 있고, 이 방법만으로 제한하진 않는다. 교회적 식별은 전문성을 활용하고, 교구장의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

문서 결론부에서는 시노드 방식이 참여자들에게 “놀라움과 열정”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10월 바티칸에서 열릴 ‘시노드 팀 및 참여 기구 희년’ 행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장에는 2021년 시노드 여정 시작부터 2028년 총회까지의 7년 경로를 도식화 한 정보 그림으로 마무리된다.

'시노드 이행 단계를 위한 길잡이' 바로가기 : https://www.synod.va/en/the-synodal-process/phase-3-the-implementation/resourc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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