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년대회, 성당과 가정의 회심에서 시작해야

'WYD, 기대 효과와 복음화 모색' 집단 토론

2025-04-18     이보나 기자

12일 햇살사목센터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가 'WYD(세계청년대회), 기대 효과와 복음화 모색'이라는 주제로 가정과 청소년을 위한 요한 바오로 2세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구요비 서울대교구 주교가 축사하고, 100여 명이 서울 명동 꼬스트홀에서 함께했다.

심포지엄은 ‘WYD를 통한 가정•본당의 복음화 방안’와 ‘한국 청년들의 종교적 현실과 WYD의 기대 효과’ 두 주제를 다루었다.

첫 주제는 햇살사목센터의 조재연 신부, 천진아 연구원, 이세라 연구원이 발제했다.

조재연 신부는 “젊은이들의 노력만으로는 능동적 복음화 활동을 해 나가기 어렵기에, 젋은이 사목은 젊은이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젊은이들의 갈망과 요구에 대한 교회 공동체의 응답이 되어야 하지만, WYD에 대한 성인 신자들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문제를 짚었다.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가 첫 번째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햇살사목센터)

이세라 연구원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교회 문헌들에서 언급한 평신도에게 부여된 사명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복음화 사명, 특히 성인 양성의 필요와 젊은이들의 복음화 사명을 말하면서, WYD가 제정된 계기와 그 뒤의 여정을 짚었다.

천진아 연구원은 젊은이를 위한 사명을 청소년, 청년 사목 책임자들만의 일로 생각하는 현실을 극복하려면, 본당(성당)과 가정의 근본적 회심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고착돼 온 청소년, 청년 사목 환경 개선의 필요를 피력하며, 현 청소년, 청년 복음화를 방해하는 모습에는, 첫째로 본당 내 세대별, 영역별로 분리된 모습, 둘째로 교회가 본연의 사명을 잃어버린 채 유지와 관리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정체성 위기와 직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곧 사목자와 평신도 리더가 교회를 이탈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 토양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천진아 연구원은 두 가지 실천 방향을 제안했다. 하나는 '분리된 교회'가 세대 상호적이며 가정 친화적 사목을 지향하여, 가정과 젊은 세대를 환대하는 신앙 공동체로 다가가야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유지하는 교회'에서 복음화 사명에 초점을 둔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진아 연구원은 ‘젊은이들을 향해(to youth)’ 시행하는 2027 서울 WYD를 통해 본당과 가정을 복음화하는 제안도 제시했다. 그는 ‘젊은이들을 위한(for youth)’ 성숙한 그리스도인 성인 신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젊은이들에 의한(by youth)’에서는 젊은 주역들 양성의 중요성을, ‘젊은이들과 함께(with youth)’는 세대 간 신앙 전수를 통해 젊은이들의 복음화를 북돋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7 WYD 사전 준비와 교구의 날, 본대회, 대회 뒤에 이어지는 과정에서 본당과 가정을 복음화하기 위한 구체적 제안을 냈다.

변미리 박사가 두 번째 주제를 발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햇살사목센터)

두 번째 주제는 ‘한국 청년들의 종교적 현실과 WYD의 기대 효과’로 변미리 박사(서울연구원), 정규현 신부(서울대교구), 최영균 신부(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한창현 신부(성바오로수도회)가 발표했다.

변미리 연구위원은 한국 청년 세대가 갖고 있는 전체 특성을 짚었다. 한국 사회 청년은 탈종교화가 더욱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들은 갈수록 빨리 변화하는 사회 발전 및 기술 발전에 적응해야 하는 특정한 세대라고 말했다. 이행기로서 청년 세대 자체가 가진 불안정성과 청년 세대의 분절화, 동질적이지 않은 다양한 청년 세대의 1인 가구화와 약화된 공동체성을 언급했다.

정규현 신부는 “‘진정한 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내 삶에 대한 주체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사회 흐름에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종교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 세대의 종교 유형화를 ‘실존적 관계’, ‘삶의 토대와 방향성’, ‘실질적 위안’, ‘이면적 동기’, ‘해결되지 못한 문제’, ‘세속 사회 내 부조화’ 등 6가지 범주로 나누고, 청년 세대의 생애 주기에서 종교 활동 방식을 설명했다.

정규현 신부가 '청년 세대의 종교 유형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햇살사목센터)

최영균 신부는 한국 청년 세대에게 WYD가 미치는 영향과 기대 효과를 발표했다. 그는 WYD가 청년 세대에 유의미한 자극과 영향을 준다면 경험 자본이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다양한 관계망을 맺고 있으나, 강한 연대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며, 교회 공동체를 통해 그러한 연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세대 정체성과 연대의 확장’, ‘종교성과 신앙 확장’, ‘존중과 관용의 배움터’로서의 WYD를 말하고, 역대 대회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얻은 각 국가의 예시를 들며, 환대하는 WYD가 될 수 있길 바랐다.

이날 여러 교구에서 청소년사목국과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을 맡고 있는 신부들이 현재 대회 준비 진행 상황과 각자의 어려움을 나누었다. (사진 제공 = 햇살사목센터)

발제 뒤에 이어진 열린 나눔에서는 광주대교구와 수원교구, 원주교구, 의정부교구의 청소년사목국 신부들(김영호, 김정하, 박재범, 이재혁)과 대구대교구, 인천교구 WYD 대회 조직위원회 신부들(유영욱, 문창규)이 각 교구의 진행 상황과 각자의 고민, 어려움을 나눴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한 참가자가 어떻게 WYD를 통해 교회 안에서 성숙한 평신도로 양성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천진아 연구원은 ‘유지하는 교회’가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WYD의 가능성에 대해 개인의 경험으로 답했다.

비신자 청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WYD에 대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변미리 박사가 요즘 청년들이 추구하는 ‘의미성’을 파고들어 "가톨릭은 힙하다, 쿨하다"라는 인식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면 청년들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WYD 준비에 본당에서 함께할 수 있는 쉬운 지침, 본당에서 어떻게 WYD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천진아 연구원은 현재 WYD 준비 초기 과정이기 때문에 곧 나올 관련 소식과 지침을 기다리기를 부탁하고, 각 본당에 있는 청년들의 삶과 이야기에 먼저 귀 기울이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폐회사로 최영균 신부는 2027 WYD를 통해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교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복음화 지속성을 위한 청년 교회를 상상하는 자리로, 형제적이고 환대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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