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정경심 형집행정지 수용 촉구

전직 대통령들 사례 들어, "차별 없이 치료받아야"

2022-08-30     배선영 기자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경심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 수용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사제단 신부들과 안민석,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함께했다.

김영식 신부(사제단 대표, 안동교구)는 “정 교수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거부하는 검찰의 행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행위이며, 살인 방조 행위”라고 지탄했다. 또 언론을 향해서도 “왜 사람이 고통 중에 있고, 치료받지 않으면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묻지 않냐”면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검찰 편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자면, ‘지금여기’부터 공정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며 그 일은 형집행정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의와 공정을 촉구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 쓰러지고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권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꼭 성공한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새 집행부가 구성된 더불어민주당에도 정 전 교수와 그 가족을 위로해야 하지 않겠냐며, “더불어 해야 할 사람과 함께하고, 있어야 할 곳에 제발 있어 달라”고 각성을 요구했다.

이어 발표한 성명서에서 사제단은 “2019년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고유 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신속하게 결정한 바 있다”며, 이는 그가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조차 뚜렷한 병이 없는데도 검찰의 관대한 처분으로 3개월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형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결정한 이는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만일 정경심이 평범한 사람이었더라도 검찰의 마음이 이토록 냉정했을까, 설령 검찰의 결정이 그러했더라도 법무부가 선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덕치, 곧 애덕의 정치가 어서 회복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너도 살고 나도 산다. 저마다 본분과 권한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되돌아보고 미움과 원망일랑 내려놓길 바란다”며, “애덕을 위해 봉사하는 권력은 반드시 그 끝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끝으로 사제단은 윤석열 정부에 성 아우구스티노의 “사랑하여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여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기왕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었으니 약한 생명을 사랑하고, 마음껏 좋은 뜻을 펼쳐나가면 역사에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말했다.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경심 형집행정지 수용을 촉구하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배선영 기자

안민석 의원은 “형을 감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몸이 극도로 좋지 않아서 잠시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것인데, 이것을 불허하는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과 법무부에 이같이 결정한 회의록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도 “원칙대로, 검찰이 해왔던 대로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며, “당 차원에서도 앞으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이외에도 자녀 장학금 의혹 등으로 조국 전 장관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18일 검찰은 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 수술 등을 이유로 신청한 정 전 교수 측의 형집행정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집행정지는 형의 집행으로 인해 수감자의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집행을 일정 기간 정지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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