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마웅 보 추기경, 쿠데타 지도자와 만나 논란
(기사 출처 = <UCANEWS>)
미얀마의 마웅 보 추기경이 군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을 만난 데 대해 미얀마 가톨릭계에서 커다란 논란이 일고 있다.
흘라잉 장군은 12월 23일 양곤 대주교관에서 열린 성탄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보 추기경과 보좌주교 2명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보 추기경과 흘라잉 장군은 함께 성탄 케이크를 잘랐으며, 흘라잉 장군은 교회에 기부할 1만 1000달러를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보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평화와 평화 건설은 크리스마스의 핵심 메시지라는 짧은 발언을 했다.
“저는 각계각층의 모든 분에게 용서와 상호 존중, 젊은 세대를 위한 기회 창조, 모든 우리 국민과 하는 성실한 대화와 화해를 통해 이 나라에 평화, 일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청합니다.”
그는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이 메시지에서 교황은 미얀마의 현 상황에 깊이 슬퍼한다고 밝히고 평화, 발전, 기쁨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자는 호소를 다시금 했다.
두 지도자 간의 만남이 문제가 된 것은 군부가 그리스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소수민족 지역인 카렌, 친, 카야, 카친 등에 공습을 포함해 민간인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 단체인 '미얀마의 정의를 위한 독립 가톨릭인'은 이날 회합에 대해 억압 받고 죽임 당해 온 국민의 고통과 교회에 대한 포격을 못 본 체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회합은 모든 신자의 의사에 어긋나므로 미얀마 가톨릭교회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일부 성직자를 포함한 신자들은 사회연결망(SNS)을 통해 분노와 충격, 당혹한 심정을 밝혔다.
한 신자는 “미얀마 전역에서 많은 가톨릭 신자가 살해 당하고 있는데, 추기경은 그 살인자와 어울리면서 우리 형제들의 고통을 무시하고 있다”고 썼다.
또 다른 신자는 “얼마나 경솔한 일인가. 그는 버마의 가톨릭을 대표하지 않는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찰스 보”라고 썼다.
한 사제는 페이스북에 자신은 성직자로서 이 회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회합의 결과로 올해는 비통한 성탄이 돼 버렸다.... 군사령관은 정치적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이 사제는 미얀마 교회는 보 추기경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지 않으며, 추기경은 미얀마의 가톨릭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뒤 이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와 이를 군부가 진압하는 과정, 그리고 이어 아예 무장투쟁으로 전환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금까지 1300여 명이 숨졌다.
한편, 보 추기경과 흘라잉 장군이 만난 다음 날인 24일에는 미얀마 동부의 카야주에 있는 모소에서 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 25일 여성과 어린이들도 포함한 피해자 35명의 시신이 발굴됐다. 국제 원조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2명이 실종됐으며, 소속 차량도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 지역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수행한 뒤 귀가 중이었다.
이 학살에 대해 보 추기경은 “마음이 찢어지는 무서운 잔학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고 어떻게 표현할 바도 없는 비인간적 야만성”의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는 이 비극이 일어난 시점이 바로 크리스마스 때라는 점에서 “더욱 악독하고 토악질이 나온다”고 말했다.
보 추기경은 또한 성탄 전날 카인주에서 여러 차례 공습으로 수많은 사람이 국경을 넘어 피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지난 몇 주간 친주의 탄틀랑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반복된 폭격, 포격, 파괴”가 이어진 데 대해 분노했다. “이제 우리의 사랑하는 미얀마 전체가 전쟁터가 됐다.”
한편, 이번 회합을 두고 보 추기경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보 추기경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계 보수주의 인권운동가이자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베네딕트 로저스는 보 추기경이 흘라잉 장군과 케이크를 함께 자른 것은 미얀마의 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보 추기경이 인권과 인간 존엄, 자유, 정의와 평화의 가치에 깊이, 흔들림 없이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로저스는 “(교회가) 존엄과 자유, 생명의 옹호자라는 역할과 화해의 도구가 되는 두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둘 사이는 긴장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 추기경이 “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위기를 격화시킨다”며 민주화운동 세력의 무장투쟁을 반대하는 점을 들고, 이는 특히 군부의 무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맞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cardinal-bo-under-fire-for-meeting-myanmar-coup-leader/95524
https://www.ucanews.com/news/please-dont-condemn-cardinal-bo-a-brave-advocate-for-peace/9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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