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베카르 수녀 - 가톨릭 개조를 돕는 여성

주교시노드 사무국장 인터뷰

2021-12-15     편집국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신도와 특히 여성의 영향력을 여러모로 제약해 온 가톨릭교회의 수직적 교계제도를 개혁하려 시도하는 가운데, 나탈리 베카르 수녀처럼 가톨릭교회의 장래 모습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말한 사람은 별로 없다.

지난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프랑스인으로 하비에르 수도회 소속인 베카르 수녀를 주교시노드 사무국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베카르 수녀는 새 세대 젊은이들의 요구와 관심사, 희망을 이해하기 위해 2018년에 열린 청년에 관한 주교시노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9년에는 아마존 지역 시노드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들을 처리하고 피조물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존중과 돌봄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그녀는 시노드 관리로서는 2인자인 사무국장이 됨으로써 또한 (그 자격으로) 시노드에서 투표권을 가진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시노드 투표권은 그간 남성들만 갖고 있었다. 오는 2023년에 전 세계 주교들을 대표하는 시노드 대의원 주교들은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해: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하는 시노드를 여는데, 이 시노드에서는 가톨릭교회의 권력 역학을 신자들 전체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편할 가망성이 있다.

하지만 베카르 수녀에게는 시노드에서 투표권을 갖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RNS>는 10월 28일 바티칸에서 돌을 던지면 닿을 거리인 주교시노드 사무국 안에서 그녀와 긴 시간 인터뷰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이 (시노드의) 처음부터 관여해 자신들의 관점을 밝히고 식별에 한 몫을 하며 (시노드의 최종문서 등) 문서를 쓰게끔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 인터뷰에서, 베카르 수녀는 교회 안 여성의 역할과,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서 그 역할이 어떻게 변했는지 논하며, 여성의 서품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교회 되기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자신의 바람과 의견을 밝히고, 자신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소년 클럽(역자 주: 교황청)에 들어서도록 영향을 준 여성들에 대해서도 말한다.

아래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편집된 내용이다.

2021년 2월 10일  나탈리 베카르 수녀. (사진 출처 = RNS)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직은 여성을 포함한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 중점을 둠으로써 (이전의 교황직과) 차별성이 있다. 그가 2013년에 교황으로 선출된 뒤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은 어떻게 변했는가?

12년 전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일반론으로서) 여성이라는 논점과 교회 내 여성의 문제는 주로, 또는 오로지, 여성들이 제기하는 문제이거나 논점이었다. 지금은 갈수록 남성들도 제기하는 논점이 되었다. 사제, 주교, 추기경들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교황도 그렇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자주 말하고 있다.

교황청에는 지도적 지위에 임명되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에서 차관–그러니까 넘버 2-에 임명된 알레산드라 스메릴리 수녀처럼.

교황청에는 여성 직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곳이 많다. 변화를 볼 수 있다. 지도적 지위에 임명뿐 아니라 바티칸에서 이제는 여성들이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새로운 역할들의 예를 볼 수 있다. 바티칸에서 열리는 모임에서 여성들은 복음에 대한 주석을 설명하거나 복음에 대한 묵상을 전하기도 한다. 10년 전만 해도 나는 이런 일을 절대, 절대 보지 못했다.

 

가톨릭교회 안의 여성에 대한 논쟁들은 여성 서품의 문제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여성 서품에 대한 당신 생각은 무엇이며, 이 문제가 (이번) 시노드 토론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인가?

오래고 오랜 세월 동안 교회의 통치는 서품과 연계됐다. 주교와 사제가 지도적 지위를 맡았다. 이제 우리는 지도력 행사와 서품 간에 갈수록 더 많은 분리–그리고 이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하고 있는 정책인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자신이 그러한 좋은 예다. 주교시노드 사무국 사무국장 자리는 언제나 주교가 맡는 자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나다. 나는 비서품 수도자 여성인데 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대개 지도부에 여성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그들이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남성만으로 구성된 지도부에) (여성의 눈이라는) 다름과 다양성의 요소를 더해 주기 때문이다. 이게 핵심이다. 같은 남성만으로, 같은 훈련을 받은 사람들만으로, 같은 심리구조를 가진 사람들만으로 이 아주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면 아주 제한된 관점만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양성을 갖춘, 남성과 여성, 서로 다른 성소를 지닌 이들, 젊은이와 노인이 더불어 모인 팀워크를 갖추면 언제나 더 생산적이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요즘 새롭게 더 가속력이 붙으면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청년에 관한 시노드와 아마존 시노드에서 상대적으로 더 젊은 층에 속한 많은 주교가 여성이 주요 역할을 해 왔다고 말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인정받았다. 많은 주교가 우리가 오로지 주교와 남성만으로 이뤄져 있지 않을 때 (여성과) 더불어 일을 더 잘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 앞에 떠오르는 그 모든 위기, 학대 사건, 문제들에 직면해, 주교들은 자신들이 다른 이들을 필요로 하며, 평신도, 여성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그렇게 밝힌다.

 

바티칸에서 당신이 올려다보는 여성들이 있다면 누구이고, 교회 내 여성 지도부라는 점에서 당신에게 영향을 준 이들이 누구인가?

우리는 모두, 특히 젊은이들은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분야에서 선구자 위치에 있는 여성에게는 그런 모델이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게는 좋은 역할 모델이 많았다.

나는 여기에 오기 전에 북미에서 교회론을 공부하며 1년을 지냈다. 먼저 시카고에서, 이어서 보스턴 대학에서 나는 지도부 위치에 있는 여성들 또는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 특히 수녀들에게서 많은 힘을 얻었다. 프랑스도 그렇지만, 그곳에는 그런 여성들이 더욱 많다. 나는 프랑스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교회의의) 청년과 성소 담당 국장으로 임명됐다. 나 같은 여성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그래서 미국에서 사람들을 만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나는 청년에 관한 시노드에 참석한 여성 수도자 7명 가운데 하나였다. 그 기회도 많은 도움이 됐는데,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들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노드는 나를 위해서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힘을 얻는 자리였다.

 

여성 부제직이 생기면 여성 서품에 대한 대안이 되리라 생각하는가? 이번 시노드 과정 중에 이 주제가 토의되는가?

그 문제는 아직 식별 중이다. 이번 시노드의 진짜 목적은.... 서로, 교회의 모든 다양성을 경청하는 것이고, 함께 식별하는 것이다. 그러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가 오늘과 미래에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성령께서 부르시는 바가 어떤지를 결정한다. 교회 역사 속에서 많은 것이 진화해 왔고, 따라서 초대교회 때 여성 부제직의 경험이 있었음을 이제는 명확히 안다. 그들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정확히 어떤 종류의 서품을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지금 아주 명확한 것은 남성만이 직무에 임하는 이가 될 수는 없으며 직무에 임하는 여러 다른 방식이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 방식이 여성 부제를 두는 것이냐, 다른 형태의 직무를 두는 것이냐 하는 것을 식별하는 데 있다.... 지금 우리는 교리교사직, 독서직, 시종직(복사)이 될 수 있는 여성들이 있다. 우리는 또한 직무에 대해 생각할 때 상당한 창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당신 의견으로는 여성을 교회 내 권력이 있는 지위에 승진시키는 데 주요 장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성직주의다. 하지만 여성도 신학을 훈련받을 기회, 자신의 은사를 펼칠 가능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가능한 곳이 많다. 그리고 그게 어려운 편인 곳도 있다. 서구 여성인 우리는 쉽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여성의 상황을 보면 16세가 채 되지 않아서 결혼하는 나라도 많다. 그게 현실이다. 그런 많은 나라에서 교회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의 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마음에 두고 세계 교회를 봐야 한다.

 

바티칸에서, 그리고 시노드 토론 중에, 여성 지도력의 성장에 관해서는 교황청과 주교들의 우선 관심사는 무엇인가?

나는 토론과 협력의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일부 사제, 주교, 추기경은 10대 시절을 (중고교 과정의 기숙학교인) 소신학교에서 보내고 대신학교에 입학했으며, 이어 교황청에서 일하거나 주로 사제들과 일하거나 아니면 주로 남성적 환경에서 일했다. 이런 이들이 여성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경우에 처하면 이는 아주 새로운 무엇이 된다. 일부는 아주 잘 적응하는데, 심지어 이미 나이 든 경우에도 그렇다. 물론 나머지에게는 좀 더 어려운 과제가 된다. 그보다 더 뒤에 (중고교까지 일반 학교에 다니고) 대신학교에 들어갔거나 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여성들과 일한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대신학교에 들어간 사람들은 아주 잘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역자 주: 가톨릭교회에서 소신학교 제도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뒤에 사실상 폐지됐다. 인격 형성기인 10대에 일반 사회와 격리된 채 소신학교 생활하다가 곧바로 대신학교에 들어가 사제가 되는 경우의 폐해를 인식한 때문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여성에게 자신의 의견을 온전히 말하고, 의사결정권자가 되도록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톨릭은 여성에게 적대적인 기관이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이런 비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답하겠는가?

나는 가톨릭교회는 여러 서로 다른 문화권과 나라에 걸쳐 존재하는 아주 다양한 조직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성과 여성 사이가 아주 좋은 관계인 곳이 많다. 내가 속한 수도회는 (예수회처럼) 이냐시오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여서, 프랑스에서 우리는 예수회와 많은 협력을 한다. 나 자신도 예수회원들과 함께 공부했고, 우리는 직무도 더불어 수행했다. 젊은이들과도 함께 일했고, 나는 그 많은 이들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우리가 만약 여전히 교회를 사제, 주교, 본당으로 이뤄진 조직이라는 관점으로만 보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그저 교회의 한 모습일 뿐이다. 교회는 카리타스(가톨릭교회의 사회봉사기구)이기도 하고, 가톨릭 학교, 대학이기도 하며 수없이 많은 평신도 운동이기도 하다. 갈수록 가톨릭 대학의 총장이 된 여성이 늘고 있는데, 전에는 없던 일이다.

나는 일부 지역에서는 일부 문제가 있다는 것, 본당 사제에게 인정받거나 경청받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등의 사실을 축소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나는 그것을 부인하지 않고자 한다. 또한 나는 이미 여성이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신학부에 남성 교수와 여성 교수가 다 있는 곳이 많다. 진화된 것이다. 여성 신학자들의 첫 세대는 주로 수녀들.... 신학이나 성서학 박사학위를 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첫 세대였고 자신들이 남성처럼 신학을 해야 한다는 듯이 느꼈다. 그들이 그랬던 것은 그래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제2세대인데, 세대가 바뀌면서 사정도 달라지고 있다.

 

주교들이 오는 2023년에 시노드 절차에 따라 투표하러 바티칸에 모이면 당신은 투표권을 가진 유일한 여성으로 참석하게 된다. 이것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고, 이 남성 배타적인 포럼에서 여성이 발언권을 갖는 것이 당신에게는 얼마나 중요한가?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끝에 가서야 투표할 수 있는 한 여성이나 한 남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노드라는 공동합의적 절차는 듣고 식별하여 의견 일치에 이르는 절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끝에 이르러 투표하게 되는 여성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이 공동합의적 절차에 처음부터 관여해 자신들의 관점을 밝히고 식별에 한몫을 하며 (시노드의 최종문서 등) 문서를 쓰게끔 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의 투표 참여가) 매우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투표권만 있고 절차의 한 부분으로는 참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전체 절차에서 처음부터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밝히고, 여론을 형성하고 기여하며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단계에서 여성을 참여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시노드 사무국)는 강력히 권고했는데 –그리고 그 결과를 보며 나는 아주 좋은데– (이번 시노드의 준비 단계에서) 각 교구에 한 사람의 시노드 참고인, 접촉인을 두며 되도록 한 팀을 두라고 요청했었다. 우리는 여성과 더불어 수행하는 공동지도의 모델을 권고한다. 지금 여러 교구에서는 시노드 자문에 책임을 진 사람은 회의석에서 주교들과 함께 일하는 여성이 맡고 있다. 그런 자리가 핵심이다. 시노드 절차를 이끄는 데 기여하는 여성들을 두고, 다른 여성들을 관여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기사 원문: https://religionnews.com/2021/12/08/meet-sr-nathalie-becquart-the-woman-who-is-helping-reshape-the-catholic-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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