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공동합의성 우리말 번역 '시노달리타스'로 결정

11-14일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열려 공동합의성, 번역으로 핵심적 의미 담을 수 없어 라틴어 쓰기로 최양업 신부 시복 심사 위해 신자들에 요청

2021-10-14     배선영 기자

주교회의가 그동안 공동합의성이라고 부르던 'Synodalitas'를 핵심적 의미를 담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발음 그대로 ‘시노달리타스’로 쓰기로 결정했다.

또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에서 요구되는 기적 치유에 대해 신자들에게 요청하는 담화문을 냈다.

14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가 11일부터 진행한 추계 정기총회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그동안 ‘공동합의성’이라고 번역해 온 ‘Synodalitas’를 라틴어 발음 그대로 ‘시노달리타스’라고 사용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Synodalitas’는 “하느님의 뜻을 찾는 ‘식별’을 위해 모든 하느님 백성이 친교 안에서 함께 참여하고 경청하며 논의하는 여정의 구조와 정신을 담고 있는데, ‘공동합의성’, ‘공동 식별 여정’, ‘함께 가기’, ‘동반 여정’ 등 한 단어로는 하느님 백성의 공동 여정이라는 핵심적인 의미를 충분히 담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교회의는 최양업 신부의 전구 기도를 통해 기적 치유를 체험한 사례를 알려 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하는 담화문을 냈다. 주교회의는 2016년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성덕 심사와 기적 심사에 자료를 냈는데, 지난 5월 교황청 시성성은 “공식적 기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증거 능력이 부족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복자품에 오르려면 '성덕 심사'와 '기적 심사'를 받아야 한다. 순교 사실이 인정된 순교자는 시복 심사에서 '기적 심사'가 면제된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는 순교 사실이 인정된 것만으로 복자품에 오를 수 있었지만, 최양업 신부는 사목활동 중에 병사해 '증거자'에 속한다.

이에 주교회의는 “기적 심사에서 요구되는 기적적 치유가, 갑작스럽고 즉각적이며, 완벽하다는 특징이 있어야 하고, 그 사실을 입증하는 명확한 의료 기록이 동반되어야 한다”며 최양업 신부의 전구를 통해 기적 치유를 체험했거나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신자들에게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주교회의 담화 전문 바로가기]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를 새롭게 추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최양업 신부를 가경자로 선포했다. 주교회의는 “더욱 큰 정성과 열정으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10월 12일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개회식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현재 진행 중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세계 주교시노드)와 관련해 각 교구에서는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서 발표한 ‘예비 문서’(Preparatory Document)와 ‘편람’(Vademecum)을 토대로 교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구체적 나눔을 통한 자문 과정을 거쳐 교구 의견서를 작성해, 주교회의 사무처에 제출하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지난 5월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령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Pascite Gregem Dei, 2021년 5월 23일)에 따라 개정된 “교회법전” 제6권(‘교회 안의 형벌 제재’)의 우리말 번역문을 승인했고, 개정된 법전은 2021년 12월 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 교서 ‘주님의 성령’(Spiritus Domini, 2021년 1월 10일)에 따라 개정된 교회법 조항(제230조 제1항)의 우리말 번역문도 승인했다. ‘주님이 성령’은 제정된 직무(institutum ministerium)인 ‘독서직’과 ‘시종직’에 여성을 허용하는 교회법 제230조 제1항 규범 개정에 관한 자의 교서다.

또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World Day for Grandparents and the Elderly’의 우리말 명칭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정했다. 한국 천주교회 차원에서도 매년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까운 7월 넷째 주일’에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기념하기로 했다.

또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을 돕기 위한 '백신 나눔 운동'이 전국 16개 교구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2차 모금액 약 48억 원도 교황청에 전달됐다. 모금은 계속 이어지며, 추가 기금이 모아지는대로 교황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주교회의 서기를 맡았던 유흥식 대주교 후임으로 김종수 주교(대전교구장 서리)가 선출됐으며, 김 주교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상임이사도 겸직한다. 또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에는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에 신호철 주교(부산교구 보좌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에는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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