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9월 15일)
슬로바키아 사도적 방문 4
(편집 : 장기풍)
“교종, 헝가리 슬로바키아 사도적 순방 마치고 귀환”
프란치스코 교종이 3박4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사도적 순방을 마치고 9월15일 오후 3시21분 수행원과 취재기자들과 함께 로마 참비노 공항에 도착했다. 교종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도중 로마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차량을 멈추고 ‘로마 백성 구원의 성모’ 성화 앞에서 성공적인 사도적 순방에 감사드렸다. 교종이 슬로바키아를 떠나는 브라티슬라바 국제공항에는 주사나 차푸토바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이 의장병들과 함께 도열해 교종을 환송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기내에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제가 이번 사도적 순방을 무사히 끝내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기도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를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종은 기내에서 슬로바키아 대통령과 보스니아 젤코 콤시치 대통령, 이탈리아 세르조 마타렐라 등 관련 국가 원수들에게 관대한 환대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교종은 "영적 열정이 충만한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던 부다페스트와 슬로바키아의 사도적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대통령 각하께 진심으로 인사드립니다. 나는 여러분 나라의 번영과 천상축복을 기도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신앙의 여정을 항상 가십시오. 멈추지 마십시오."
교종, 슬로바키아 마지막 날 시스틴 국가 성모 성지 미사 강론
프란치스코 교종은 슬로바키아 순방 마지막 날인 9월15일 오전 9시10분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새로운 도시로 발전한 트르나바 지역의 내셔널 사스틴 성모 성지에서 주교들과 함께 기도하고 군중미사를 집전했다. 9월15일 ‘칠고의 성모 기념일’은 슬로바키아에서는 '칠고의 성모' 주보성인 대축일이다. 이날 성지에는 주교 90명과 500명이 넘는 사제들과 신자 6만 명이 교종의 모빌이 지나갈 때 흰색과 노란색의 바티칸 깃발을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교종은 강론에서 "신앙을 자신의 삶을 달콤하게 만드는 설탕으로 바꾸지 말라"고 강조했다. 강론 내용.
슬로바키아에는 오늘날의 선지자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적대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모순의 표징'이 되는 선지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생명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은 바로 복음의 아름다움입니다. 종종 분열되고 개인적이고 집단적 이기심이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형제애의 삶을 빛나게 하고 환대와 연대의 좋은 향기를 퍼뜨려야 합니다. 또한 죽음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슬로바키아 주보이신 ‘칠고의 성모님‘ 모범을 따르는 길입니다. 성모님은 여행, 예언, 연민의 세 가지 특성을 지난 ‘신앙의 모델’입니다. 마리아의 신앙은 ‘여행을 떠나는’ 신앙입니다. 성모님의 전 생애는 당신 아드님의 ‘첫 번째 제자’로서 아드님 예수를 따라 십자가 아래로 가는 ‘여행’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은 슬로바키아 사람들의 신앙의 모델입니다. 단순하고 진지한 헌신으로 활기를 띠고 항상 주님을 찾아 떠나는 순례의 신앙입니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어떤 예식이나 오래된 전통에 만족하는 정적인 믿음의 유혹을 이겨내고 오히려 자신을 떠나 기쁨과 슬픔을 배낭에 메고 자신의 삶을 하느님과 형제를 향한 사랑의 순례로 만듭니다. 항상 길을 가십시오. 멈추지 마십시오. 신앙을 삶의 여정을 달콤하게 만드는 '설탕'으로 바꾸지 마십시오.
또한 마리아의 신앙은 ‘예언적 신앙’입니다. 그녀의 삶을 통해 나자렛 소녀는 ‘세상의 논리를 뒤집고 겸손한 자를 높이고 교만한 자를 낮추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행동을 역사에서 증거한 하느님 역사에 대한 예언입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을 태중에 모셨으며, 선지자 시메온은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고 했습니다.(루카 2,34) 이것을 잊지 마십시오. 믿음은 삶을 달콤하게 만드는 설탕으로 환원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모순의 표시입니다. 그는 어두움이 있는 곳에 빛을 가져오고, 어두움을 밖으로 끌어내어 항복을 받기 위해 오셨습니다. 이것이 어둠이 항상 예수님과 싸우는 이유입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분께 자신을 여는 사람은 다시 살아납니다. 그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어둠 속에 발을 닫고 자신을 파멸시킵니다. 예수님 앞에서 '두 신발을 걸친 발'처럼 미지근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을 환영한다는 것은 그분이 나의 모순, 나의 우상, 악의 제안을 드러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부활이 되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항상 나를 일으키시며, 내 손을 잡고 다시 시작하게 하십니다.
마지막으로 마리아는 '연민의 상징'입니다.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고 정의한 성모님은 갈보리에서 '심각한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십자가 아래 '그냥 남아'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도망가지도 않고, 자신을 구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인간의 기교와 영적 마취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긍휼의 증거입니다. 십자가 아래 머무르는 것입니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남아 있지만 하느님이 자기 아들 안에서 고통을 변화시키시고 죽음을 이기심을 아는 자의 굳건한 믿음으로 자신에 대한 심각한 고통을 인내하며 받아들이셨습니다. 우리도 슬픔의 동정녀 어머니를 바라보며 연민이 되는 신앙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이 신앙은 상처받은 이들, 고통받는 이들, 어깨에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 이들에게 생명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추상에 머물지 않고 우리들 육신에 스며들게 하여 궁핍한 자들과 연합하는 믿음입니다. 겸손하면서도 활기찬 신앙이 역사의 고랑에 구원의 물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모든 슬로바키아 사람들이 믿음이라는 선물에 대한 놀라움과 감사함을 항상 간직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십시오. 이제 제가 여러분 나라를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헌신적 환영으로 저의 순례를 마치며 '슬픔의 성모님'의 위대한 종교적, 국가적 축일을 축하드립니다. “Ďakujem všetkým!”(슬로바키아어, 모두 감사합니다!)
이날 미사가 봉헌된 사스틴 국가 성모 성지는 1762년에 축성된 이래 매년 순례자 수천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1995년에는 성 요한바오로 2세가 사도 순방기간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으며, 캘커타의 성녀 테레사 수녀도 이곳을 순례했다. 1927년 비오 11세 교종은 ‘칠고의 성모 마리아를 슬로바키아의 주보로 선언했고, 1964년 바오로 6세는 이곳 경당을 성당으로 승격시켰다. 특히 이곳은 공산주의시대 젊은이들의 신앙을 위한 중요한 장소로 이용되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종은 사스틴성지 미사 전 슬로바키아 주교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고통당하는 자들의 보혜사이시여, 우리는 봉사의 기쁨과 수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당신께 나아갑니다. 우리를 다정하게 바라보시고 당신의 품에 안아 주십시오. 당신의 종 교종과 슬로바키아 주교들이 함께 간청합니다. 하느님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께 생명과 조국을 맡깁니다. 또 우리 자신의 주교들의 친교를 당신께 맡깁니다. 당신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말씀과 이제 그분 안에서, 그리고 그분과 함께 우리가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말씀을 매일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은총을 저희에게 주소서. 사도들의 여왕이시며 죄인들의 피난처이시며, 우리 인간의 한계를 아시는 분이신 성모님. 우리들의 영적실패와 외로움과 버림의 고통을 당신의 달콤함으로 상처를 치유해 주십시오." 아멘.
프란치스코 교종은 사스틴 성모 성지 미사를 끝으로 이날 오전 10시 현지를 출발해 오후 1시30분 브라티슬라바 국제공항에서 주자나 차푸토바 대통령과 정부 각료, 슬로바키아 주교단의 환송을 받고 바티칸 귀국길에 올라 오후 3시30분 로마 참피노 공항에 도착했다. 교종은 공항에서 관례대로 로마시내 성모 대성당에 들려 ‘로마 백성의 구원’ 성모 아이콘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5시경 바티칸 마르타의 집에 귀환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