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제2공항 계획 철회 거듭 촉구

내년 국토부 예산안에 제2공항 사업비 배정 국토부는 제주도민 뜻 존중 약속 지켜라

2021-09-07     김수나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6일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2월 도민여론조사를 거쳐 제2공항 반대라는 민의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고, 7월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사실상 제2공항 사업 추진은 어려워졌는데도, 국토교통부는 내년 예산에 제2공항 사업비를 편성했다.

지난 8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2022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을 보면, 사회기반시설 사업인 항공, 공항 관련 예산은 4234억 원이며 그 가운데 울릉공항 건설 1140억 원, 제주 제2공항 425억 원 등이다. 

이에 대해 생태환경위원회는 “세계에서 제일 운행량이 많은 공항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제주도가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를 바라본다면,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제주도 생태환경과 제주도민의 삶을 위해 현재의 항공 수요를 조절하고 현 공항의 시설을 현대화, 보완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지는 투기의 대상이 아닌 모든 세대를 위한 공유자산이며 삶의 터전”이자 “국토 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의 공동선과 행복”이라면서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건설로 기대되는 소수의 단기 이익만 강조하지 말고 건설로 인한 제주도민의 고통과 잃게 될 가치가 추구해야 할 목적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생태환경위원회는 오랜 찬반 갈등 끝에 실시된 여론조사로 모아진 도민의 뜻을 국토교통부는 약속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난 2월 도민여론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 뒤 여론조사 모두 제2공항 백지화 입장이 우세했던 만큼 “적어도 민주 정부의 부처라면 국토교통부는 이제 제주도민의 민의를 받아들이고 약속을 지킴으로써 갈등을 끝내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서로 합의한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공항 사업 추진이 불투명지면서 지난해 2021년 예산안으로 편성됐던 473억 원도 불용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2022년 예산 정부안 총괄표. 항공, 공항 예산은 지난해보다 18.8퍼센트 늘어났다. (자료 출처 =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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