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여성부제연구위 곧 개회
초대교회 여성 부제 역할 놓고 격론 예상
2020년 4월에 재구성한 교황청 여성부제연구위원회가 오는 9월 중순에 첫 회의를 열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가톨릭매체인 <태블릿>이 보도했다.
이 직후인 10월은 새로운 사목적 우선 사항을 식별하기 위한 세계 시노드가 예정돼 있다. 이 시노드에는 여성 부제 문제도 안건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제1기 여성부제연구위원회가 아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해산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열린 남미 아마존 지역 시노드에서 여성 부제직 부활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나오자 이를 계기로 2기 연구위원회를 구성했으나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가 퍼지면서 그간 위원회는 모이지 않았다.
코로나19에 큰 문제가 없다면, 첫 회의는 9월 13일부터 2주간 로마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은 위원 2명에게 이 사실을 확인했다.
위원 구성을 분석해 보면 여성 부제 찬성파와 반대파가 나뉘어 있어서, 1기 위원회의 재판이 나올 위험이 있다.
위원들은 각자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들을 제출했지만, 위원 활동을 감독해 온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이 교황에게 제출한 서류는 보지 못했다.
한 가지 핵심 이슈는 초대교회에 존재했던 여성 부제직이 남성(부제들)이 했던 역할과 비슷했는지 여부다. 초대교회에 여성 부제가 존재했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여성 부제직 부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시의 여성 부제가 (지금의 사제나 부제처럼) 성품을 받은(ordained) 것이 아니며 단지 여성이 세례받을 때 돕는다든지 하는, 여성과 관련된 일만 맡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2기 위원회는 서품된 부제직의 본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남성 부제들이 여성을 대상으로는 수행할 수 없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하는 임무를 받을 수 있다.
반대파들은 여성의 부제 서품은 여성 사제직에 대한 반응을 떠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부제직을 (단순한 사제직 직전의 과도기 또는 준 사제직이 아닌) “봉사의 직무”라는 성격을 강조했고,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9년에 교회법을 개정해 서품된 사제직과 부제직 사이의 차이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들은 교의가 아닌 교회적 봉사에 관한 것이므로, 교황이 설립한 이 여성부제위원회와 더불어 또한 지역 시노드 차원에서 다뤄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성 부제직을 부활하는 데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으면 로마의 일부 인사들은 격렬히 저항할 것이다. 교황청 추기경들은 아마존 시노드 당시 여성 부제직에 열린 어떠한 것도 반대했던 이들에 속했다고 믿어진다. 신앙교리성이 변화에 저항하는 중심으로 생각된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한 가지 잠재적 요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의 주세페 페트로키 추기경을 연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 사실이다. 라킬라 대교구장인 페트로키 추기경은 여러 언어를 할 줄 알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뢰하는 조언자 가운데 한 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교리성 밖에서 위원장을 선택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위원회 총무는 드니 뒤퐁-포빌 신부인데, 그는 신앙교리성에 근무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파리 대교구에서 종신 부제들을 관할했었다.
뒤퐁-포빌 신부는 이번 회의와 교황에게서 받은 지시에 대해 묻자, 자신들의 일은 교황 비밀에 속한 것이기에 자기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원장과 총무로 임명된 페트로키 추기경과 뒤퐁-포빌 신부를 2020년 10월 26일에 만난 바 있다.
제1기 위원회가 의견 충돌로 아무런 합의를 내지 못한 채 해산되자 이제 여성 부제 문제는 당분간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마존 시노드 준비 단계에서 아마존 지역 주교들이 “우리의 경험과 성찰들을 공유”해 달라고 청하고, “여성을 위한 종신부제직이 요청된다”는 의견이 나오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어려운 과제를 맡겠다”고 밝히고 2020년 4월 8일 새 위원들을 임명함으로써 2기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아마존 시노드는 최종문서에서 “아마존 지역의 교회는 남성과 여성에게 공평한 방식으로 직무들을 수여하고 촉진”하도록 촉구했다. 그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1월에 교회법을 개정해 여성이 공식적으로 독서직과 시종직(복사)을 맡을 수 있도록 했고, 이어 5월에는 “교리교사” 직무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 교리교사직은 (곧 세부 시행령이 나오면) 남성과 여성 둘 다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기사 원문: https://www.thetablet.co.uk/news/14417/women-deacons-commission-to-hold-first-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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