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삶 7년 여정, "농촌 붕괴 앞의 절박함"
안동 가농, 우리농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선언 "기후위기 극복, 생명공동체 운동 차원에서 더욱 중요"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생활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한 생태적 삶 7년 여정에 동참하는 실천선언”을 발표했다.
생태적 삶 7년 여정, 즉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한 ‘찬미받으소서 5주년 기념 주간’에 이어, 교황청 인간발전부가 2020년 5월 24일부터 전 세계가 7년 여정을 준비하는 1년을 지내도록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는 2020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특별 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와 실천 지침을 발표하고, 각 교구, 사회, 본당, 가정 공동체에 이르는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생활공동체도 농민 주일을 앞두고 실천선언을 발표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생명농업 실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전개, 나와 지구를 살리는 건강밥상 차리기, 생태 환경을 지키는 생활 실천” 등을 다짐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실천으로는 “자급퇴비 생산을 위한 다양한 체계 지원,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한 윤작(돌려 짓기), 혼작(섞어 짓기), 간작(사이 짓기) 등 전통적 경작 체계 구축, 교회 내 생명농산물 나눔터 확대, 지역 농업체계 확립과 마을 공동체 살리기, 수입농산물과 유전자조작농산물 사용하지 않기, 바른 먹거리 교육 진행과 육식 줄이기” 등을 제시했다.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는 1990년 자연의 순환 원리에 맞춰 인간과 자연이 공생함으로써 미래 세대에도 지속할 수 있는 생명농업에 충실하자고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 왔다. 유기농산물 생산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토양과 자연생태계를 살리는 유기순환 농사 체계를 세우고 탄소중립을 위한 시작으로 자급퇴비를 생산, 사용하고 있다.
또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가톨릭농민회원이 생산한 생명 농산물을 나눔으로써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생산 기금으로 사용하고, 도농 교류, 농촌 일손 돕기, 생명 중심의 가치관 확립과 확산 등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안동교구 가농과 우리농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며 모두를 살리는 도농 생명공동체 운동을 지속하고, 이를 통해 탄소 중립 실현, 기후위기 극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생명농업 위에서 실천 지침을 모색하고 다시 나아갈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교구 농민사목을 전담하고 있는 안영배 신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안동 가농과 우리농의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선언의 배경은 “화학적 농법과 공장식 축산이 지구 온난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이므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도 시급하며, 이는 현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이 전개하는 도농 생명공동체 운동이 더 중요하고 절박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안 신부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생명공동체, 농촌살리기는 물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더 많은 농민과 소비자가 생명공동체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며 참여해야 하지만, 이미 이 운동에 함께하는 교회와 우리 스스로의 과제가 있다면서, “친환경 인증, 잔류농약 검사 통과 등 소비자 욕구나 상업화 논리에 맞는 수준이 아니라 선언에 나온 것처럼 땅의 생명력 회복을 위한 전통적 농경원리 복원, 소량 다품목 생산 등으로 생명 다양성을 보존하는 등 과제가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자급퇴비 생산 체계가 중요한데, 현재 가농 각 분회가 공동으로 생산하거나 개인이 생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여전히 자급퇴비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 있다면서, 현재 자급퇴비 생산 확대가 어려운 이유를 찾고 이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 것이 안동교구의 올해 주요 활동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안 신부는 7년 여정 선언의 내용은 “더 이상 농촌 마을 공동체, 공소 공동체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당장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라도 찾기 위한 시도를 해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신부는 “농촌 공동체 붕괴는 주변 중소도시로 이어지고 결국 지방 소멸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실효성이 의심되는 정책이나 광고성 여론만 떠도는 현실에서 현존하는 공소와 농촌 마을이라도 살려 보자는 활동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이 선언의 이유와 목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을 살리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선순환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와 농촌 간 그리고 지역과 지역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본당과 공소를 잇는 밥상, 로컬푸드 개념 차원에서 공소의 소농과 고령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본당 공동체가 구매하는 체계 등을 통해 서로 신뢰하고 책임지는 생산과 소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