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우직하게 미얀마의 곁에 서겠다"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미얀마 청년들과 촛불 들다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이하 서가대연)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와 촛불집회’를 열었다.
1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앞에서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교사목부와 재한 미얀마청년연대가 촛불집회를 함께 준비했으며, 미얀마 평화를 위한 기도와 희생자 추모, 연대의 자리로 마련됐다.
서가대연은 서울지역 36개 대학 가톨릭학생회 연대체로 국제가톨릭대학생연합회(IMCS)에 소속돼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미얀마를 위한 활동도 국제 단체와 함께하고 있다.
이번 기도회와 촛불집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장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 사제, 수도자, 미얀마 청년들이 참석했으며, 온라인 비대면으로도 진행됐다.
김도연 신부(대학교사목부)는 말씀 전례에서 “코로나로 엄중한 시기이지만,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살상에 침묵할 수 없어 용기를 냈다”며, “우리의 이 용기가 세상에 전해지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의 외침이 우리만의 것은 되지 않을 것”
윤장원 씨(서가대연 의장)는 미래 교회와 사회의 주인은 청년이라는 주인의식, 사회복음화 실천과 연대라는 서가대연 존재 목적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존재가 무엇인지 되새기고, 미얀마 연대에 대해 국제단체에서 온 회신을 보며 우리의 소명을 다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40년 전 광주에서 일어난 군부의 폭력과 살상에 맞선 시민들의 분노와 정의가 밑거름 되어 자유와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뿌리내린 것이며, 우리가 모인 정신 역시 민주주의”라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 촛불이 되기 위해 모였다. 서가대연은 오늘 이후로도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국제 조직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가톨릭대학생연합회는 미얀마 시민과 연대하고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우리는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얀마 시민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하는 미얀마의 젊은이들과 연대한다. 우리는 미얀마뿐만 아니라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들은 34개 대학 가톨릭학생회 이름이 연명된 성명서에서 “미얀마 국민들의 고통을 눈으로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지금은 미얀마 국민들이 생명과 평화를 지켜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전 세계의 시민이 손을 굳게 잡고 연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도 폭력에 맞서 절박하게 투쟁하는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해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며, “현재 미얀마 국민들이 겪고 있는 일은 단지 미얀마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40여 년 전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리며 죽어간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오늘 선진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했다는 것이,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의 피 맺힌 절규를 우리 젊은이들이 외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홍성남 신부(서울대교구)는 강론에서 미얀마 상황의 참담함을 전하며, 미얀마 군부의 학살과 이에 방관하거나 오히려 이에 저항하는 것을 방해하는 이들에 대해 경고했다. 또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위로와 지지의 말을 전하며,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홍 신부는 단순한 위협이나 경고성 사격이 아니라 일부러 시민들의 머리를 정조준해 총을 쏘는 군인들의 이야기는 사실이었다면서, “이런 학살을 자행하는 이들은 더 이상 사람으로 볼 수 없으며, 탐욕에 눈이 멀어 살인이라는 저주의 덫에 걸린 이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시민들의 저항과 싸움을 방해하는 이들, 외면하는 국내외의 많은 이 역시 그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미얀마 국민들이 처참히 죽어가는 자신들을 잊지 말라고 애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 그것이 주님의 뜻이며, 또 다른 독재가 생겨날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김태경 씨(시립대 가톨릭학생회장)는 “우리는 4.19, 5.18, 6.10항쟁을 기억하며, 싸워서 지켜낸 민주주의의 의미 그리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전진한다면 진리에 가닿을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열망과 진실은 총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천 없는 믿음은 의미가 없다”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 사제, 수도자, 신자들은 부끄럽지 않기 위해, 행동하기 위해 단결했다. 우리 작은 연대의 발걸음은 거대한 파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씨는 “타국에서 참혹한 모국의 상황을 알리며 안타까움과 불안에 살고 있는 유학생, 청년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용기를 지지하고 연대한다. 또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에도 함께한다”며, “우리는 끝까지 우직하게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승주 신부(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는 “아마 지금 군부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촛불이 꺼지면 또 켜고, 100년, 200년이라도 우리가 마음 모아 앞으로 나아갈 때, (민주화)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는 우리가, 오늘은 미얀마가 겪는 이 고통을 내일은 누구도 겪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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