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정치권은 제2공항 여론조사 찬반 강요 말라”

도민, 온전한 자유의지에 따라 참여해야

2021-02-09     김수나 기자
최근 제주도의회 특정 정당 의원들이 제2공항 찬성을 대외적으로 촉구함에 따라 제주 지역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 상태다. (사진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홈페이지)

천주교 제주교구가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를 앞두고 도민에게 찬반을 강요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하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황태종 신부)6일 선언문을 내고 2공항 여론조사가 일방적 정치적 권위에 의해 제주도민에게 찬성혹은 반대로 강제돼서는 안 된다"면서 "온전한 자유의지에 따라 어떠한 강압도 없이 여론조사에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공항 여론 조사를 앞두고, 최근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제2공항 찬성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찬성 활동 프로그램을 계획, 기자회견을 통해 찬성 결단을 내려 달라고 한 데 따라 제주 지역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해진 탓이다.

생태환경위는 갈등 해소와 제주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의사결정의 시점에서 도의회의 특정 정당 의원들이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만약 제2공항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제2공항을 좌초시킨 당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제주도민의 평화와 자유를 위한 그간의 오랜 노력을 다시 진흙탕의 정쟁으로 몰아넣는 후안무치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생태환경위는 2공항 여론조사를 정당에 대한 선호로 환치시키려는 시대착오적이고 구태의연한 시도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2공항 여론조사가 절대로 일방적인 정치적 권위에 의해 제주도민에게 찬성혹은 반대로 강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제주 자연환경이 제2공항을 수용할 수 있는지”, “2공항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제주 지역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지”, “2공항 건설이 가져올 단기적 경제적 이익이나 손실, 2공항의 유지가 가져올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이나 손실에 대해 어떤 억압도 없이 자유로운 의견이 제시, 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태환경위는 도민여론조사 실시 결정 뒤 환경에 대한 천주교회의 가르침과 교회 방침을 교구 차원에서 신자들에게 강조하고 전달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가 있음에도, 도민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특정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신자들이 온전히 자유로운 의지의 결단에 따라 여론 조사에 적극 임해 줄 것을 당부해 왔다고 말했다.

또 "(이는) 오랜 갈등 속에 어렵게 성사된 여론조사가 자유롭고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온전한 자유의지에 따른 의견 표명을 강조했다. 

한편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는 오는 15-17일 실시된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12월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해 여론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조사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언론사 9곳이 제주도민 2000명과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 500명에게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조사 결과는 18일 오후 89개 언론사가 동시에 공개하고, 제주도를 통해 제2공항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공식 도민의견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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