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경신성사성 위원 전격 개조

사라 장관은 그대로

2016-10-31     편집국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28일 경신성사성에 새 위원 27명을 임명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 대구대교구의 장신호 보좌주교도 포함돼 있다.

이번 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간 보여 준 주변부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아시아에서는 장 주교와 인도의 도미닉 잘라 대주교, 필리핀의 로물로 발레스 대주교, 파키스탄의 베니 트라바스 주교 등 4명,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4명이 포함됐다.

이번 경신성사성 위원 임명은 장관인 로베르 사라 추기경이 전통주의적 시각이 강한 것과 관련해 많은 관측을 낳고 있다. 사라 추기경은 “개혁의 개혁”을 주장하면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진행된 전례개혁 이전의 전례의 복구와 확산을 추구해 왔다.

<가톨릭 컬쳐>는 이번 임명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신성사성을 전격적으로 전면 개조했다고 보도했다. (편집자 주- 그러나 교황청은 옛 위원들이 자동 해임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가톨릭 컬쳐>는 이번 인사로, 보수파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 조지 펠 추기경, 말콤 란지트 추기경(스리랑카) 등이 다 위원에서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룩스>의 존 앨런 등은 특히 이탈리아의 피에로 마리니 대주교가 포함된 것에 주목한다.

마리니 대주교는 1987-2007년에 20년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전례원장으로서, 교황의 모든 전례 집전 때마다 그 옆에 있던 인물인데, 그 전인 1975년에 제2차 바티칸공의회 뒤 진행된 전례개혁의 설계자로 알려진 아니발레 부니니 대주교의 개인 비서였다.

▲ 요한 바오로 2세가 2002년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한 멕시코인 여성 무당이 살풀이 의식을 교황에게 행했다. (이미지 출처 = AP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앨런에 따르면, 마리니 대주교가 전례원장으로 있을 때, 경신성사성 장관이었던 칠레의 호르헤 메디나 에스네베스 추기경과의 갈등은 바티칸 전설이었다고 한다. 메디나 추기경은 전통에 집착한 반면, 마리니 대주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진보적으로 해석하는 혁신가다.

앨런에 따르면, 요한 바오로 2세가 2002년에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미사 중에 한 멕시코인 여성 무당이  춤을 추며 살풀이 의식을 교황에게 행했는데, 마리니 대주교는 훗날 이 의식은 멕시코의 전통적인 종교신심의 일부이며, 그리스도교 안에는 이런 대중 신심 표현을 “그리스도교화”(baptize)하기 위한 노력이 유서 깊다고 설명했다.

앨런은 당시 로마에 있는 메디나 추기경 사무실의 자기가 알던 한 사내가 이 장면을 TV로 보다가 “마리니는 없어져야 돼!”라고 벼락처럼 소리쳤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결국 베네딕토 16세가 2007년에 마리니를 국제성체대회 책임자로 보냈다. 아무런 실권이 없는 한직.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2015년 9월에 동방교회성 산하의 전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이번에는 경신성사성의 위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앨런은 마리니 대주교가 이미 74살이고, 여러 위원 가운데 한 명일 뿐이지만, 어딘가에는 그의 의견이 반영될 것이라고 보면서, 마리니 대주교의 사례가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 보이는 “위대한 부활”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고 봤다.

이번 임명에는 교황청 국무원장으로 교황청의 공식서열 2위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포함됐다. 앨런은 파롤린 추기경도 “위대한 부활”에 든다면서, 국무원의 사실상 두뇌 역할을 하던 그가 당시 국무원장 베르토네 추기경과 갈등 끝에 2009년에 베네수엘라 주재 교황대사로 좌천되었었는데, 2013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베르토네의 후임 국무원장으로 앉혔다고 지적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베네딕토 교황 치하에서 교황청과 중국, 베트남 관계 복원에 상당한 성과를 냈고, 북한도 방문한 바 있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analysis/2016/10/28/new-parlor-game-debating-popes-greatest-resurr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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