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희망원 대국민 사과..."인권유린 사실이면 전원 사표"
원장단 등 간부 24명 "모든 책임 진다...위탁은 계속" / 대책위 "운영권 반납"·노조 14일 '비판' 성명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사태 뒤 희망원이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특히 원장단 4명을 포함한 팀장급 직원 24명은 "의혹이 사실일 경우 전원 사표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강수(로무알도, 노숙인재활시설), 김구노(구노, 장애인 거주시설 글라라의 집), 박재철(안토니오.노숙인요양시설 라파엘의집) 신부, 박정봉(아벨.정신요양시설) 원장 등 4개 희망원 시설 원장단과 종사자들은 13일 희망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가지 비리 의혹들로 대구지역 시민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종사자 모두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빌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1980년 4월부터 대구시 요청으로 희망원을 수탁받아 36년간 운영하며 노숙인 복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열악한 거주환경 속에서 노숙인들이 사람답게 살도록 돕겠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도움과 지역 내 천주교 성당들의 도움을 받아 희망원을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에 대한 사회 눈높이가 올라가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발전하는 사회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소수이긴 하지만 종사자에 의한 거주인 폭행, 거주인금품횡령, 시설 관리소홀로 인한 거주인 사망 등 지역언론과 시민사회가 지적하신 것에 깊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때문에 "진행 중인 대구시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책임 있는 시설 관계자들은 모두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면서 "인권침해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은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순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저(박강수 신부 등 4명 원장단)를 포함한 시설장들과 중간관리자 전원은 사표를 제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혹이 사실일 경우 사퇴가 아닌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위탁 자체를 포기할 것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박강수 원장이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게 소명이기 때문에 위탁 자체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최근 감사 중 문건파쇄 의혹에 대해서는 "사무공간 재배치를 위해 필요치 않은 부분을 직원들이 보는 가운데 파쇄했다"면서 "증거 인멸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편, 희망원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시립희망원지회.지회장 황성원)는 오는 14일 희망원 원장단의 대국민 사과문을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사 제휴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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