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덕과 자비 실천이 순교 신앙”

주교회의, 병인순교 150주년 사목교서 발표

2016-03-30     강한 기자

한국 천주교주교회의가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를 내놨다.

이번 사목교서는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 신심이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지 주교단 차원의 권고라는 점에서 뜻깊다.

사목교서에서 주교회의는 신자들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라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가 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애덕을 실천하며, 자비의 도구로 살아가자고 권고했다.

주교들은 현재 한국 교회가 사회복지에 열심인 것은 박해 시대 신자들이 애덕을 실천하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환기하고, 지금 우리도 그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교 신심은 가난한 이에 대한 관심과 실천으로 이어져야만 한다는 뜻이다.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선의와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러한 자세가 없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셈이 된다.”

또한 주교회의는 한국전쟁 시기의 ‘순교자’들의 시복과 함께, “침묵의 북녘 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침묵의 교회’는 냉전 시대 공산 정부에 종교의 자유를 빼앗긴 교회를 가리키는 말로, 한국에서는 특히 북한 천주교회를 뜻한다.

▲ 도보 성지순례를 하고 있는 신자들. ⓒ지금여기 자료사진

병인순교(박해)는 1866년(고종 3년, 병인년) 초부터 1873년 흥선 대원군이 정계에서 물러날 때까지 계속됐으며, 한국 천주교가 겪은 최대 박해로 평가받는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 따르면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 8000명 이상이 죽었다.

당시 순교자 중 베르뇌 주교, 남종삼 등 24위가 1968년 시복에 이어 1984년 시성됐다. 또한 2014년 시복된 124위 중에도 병인박해 순교자 20위가 있다. 현재 한국 천주교가 시복 추진 중인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가운데 91명이 병인박해 때인 1866-72년에 죽은 사람이다.

앞서, 한국 천주교는 1966년에 병인순교 100주년 교서를 발표해 병인박해 순교자 26위의 시복을 빌고, 김대건, 최양업 신부와 한국인 신학생 양성에 힘쓴 파리 외방 전교회에 감사한 바 있다.

주교회의는 이번 사목교서 발표일인 3월 30일은 다블뤼 주교, 황석두 등 병인순교 성인 5위의 순교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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