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위안부 해결’ 기도하며 행진

삼일절 맞아 일본대사관 앞에서 미사

2016-03-02     강한 기자

천주교 신자 300여 명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청계광장까지 침묵행진을 벌였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이하 천주교 전국행동)은 3월 1일 삼일절을 맞아 평화비(소녀상)가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오후 1시에도 몸을 움츠리게 하는 꽃샘추위였지만 수녀들과 평신도, 수사들이 평화비 주변의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천주교 전국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남장협) 회장 호명환 신부의 주례로, 20여 명의 사제가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 3월 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신자들은 미사를 마친 뒤 일본대사관 앞부터 종로구청, 보신각 앞을 지나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전국 행동의 날’ 행사가 열리는 청계광장까지 말 없이 행진했다.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최재철 신부,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상지종 신부 등 전례복 차림의 사제 4명이 현수막을 들고 앞장섰다.

미사와 행진에 참여한 안선영 수녀(예수수도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안 수녀는 “정의를 바로잡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오지 않고 말만 하면 알 수가 없지 않나” 하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수녀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호명환 신부는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97년 전 조상들이 일본 압제에서 나라의 독립을 외쳤던 역사를 기념하는 삼일절에 모여 하느님과 그분이 창조한 세상 앞에서 역사의 진실을 온 세상에 알리고, 이 세상이 좀 더 진실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될 수 있기를 주님께 간절히 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어 주시는 주님께 굳은 확신을 갖고 오늘뿐만 아니고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고통 받는 이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 3월 1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에 참석한 천주교 신자들이 청계광장을 향해 걷고 있다. ⓒ강한 기자

미사를 마치며 우정원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천여공) 공동대표는 “정의로운 해결이 이뤄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될 때까지 함께 손잡고 행동할 수 있도록 자비의 마음과 용기를 달라”고 청하는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날 미사와 행진을 주최한 천주교 전국행동은 1월 22일 만들어졌다. 서울, 대구, 광주대교구, 수원, 의정부, 인천, 대전, 부산, 마산교구 등 9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여자수도자 장상연합회, 남장협,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천여공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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