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비의 희년 맞는 천주교인 선언 미사

2015-12-31     배선영 기자

교회가 돈이 아닌 복음을 따라 자비를 실천하길 바라는 천주교인들의 미사가 열렸다.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리신학연구소, 인천교구를 걱정하는 평신도 모임,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등이 주최한 ‘자비의 희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인 선언’ 미사가 봉헌됐다. 평신도, 수도자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비의 희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인 선언’을 지난 12월 8일에 제안했고, 24일까지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평신도, 사제, 수도자 50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선언문에는 교회가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시선을 바꿔 교회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행복 추구를 위해 교회가 배려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해야 하며, 교회 안 비정규직을 줄이고 그들의 인간적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담겨 있다.

또 교구장 주교 등 교회 장상들을 향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를 넘어 ‘가난한 교회’가 되려면, 교회가 “현재 진행 중인 이윤추구 사업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 이들은 인천성모병원 사태를 걱정하며, 교회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벌어진 노조탄압, 허위환자 유치, 진료비 부당청구 등에 대해 회개하길 기도했다.

▲ 30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자비의 희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인 선언'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인천성모병원과 국제성모병원 사태를 보다 못해 평신도들이 만든 ‘인천교구를 걱정하는 평신도 모임’의 김성태 씨(베드로)는 지금의 현실에 신자로서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답동성당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들과 대화에 나서 달라고 261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두 번이나 보냈으나 여전히 답이 없다고 밝혔다.

미사에 참석한 의정부교구 별내 성당의 윤종선 씨(48)는 “교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교회가 먼저 바뀌고 복음을 따라야, 사회에 복음을 전할 설득력이 생긴다며 인천성모병원 사태에 답답해했다.

한편,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 소장은 천주교계 언론인 <평화신문>과 <가톨릭신문>에 ‘자비의 희년을 맞는 한국 천주교인 선언’ 의견 광고를 내려고 문의했으나, 언론사 측에서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