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운동은 형제적 사랑의 실천"
가을걷이 감사미사와 도농 한마당잔치 열려
가톨릭농민회 가을걷이 감사 미사와 도,농 한마당 잔치가 10월 25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렸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주관하고 제주에서 춘천교구까지 12개 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천주교농부학교 등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감사미사와 우리농산물 장터, 먹거리 마당, 체험과 놀이마당 등으로 이뤄졌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명동대성당 입구부터 성당 앞마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의정부교구 유정란, 마산교구 녹두전, 안동교구의 포도와 소고기, 다양한 나물, 장류, 젓갈 등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생산한 유기농 지역 농산물과 제철 먹을거리가 가득 찬 대성당 앞 마당은 신자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발길로 북적였으며, 오후 1시를 넘기면서 국밥과 수육, 현장에서 직접 담근 김치 등은 금세 동났다.
젓갈과 간장, 김 등을 산 박상미 씨(데레사)는 서울에서는 쉽게 살 수 없는 젓갈류도 한 자리에 있으니 반갑고 또 특별히 할인가에 팔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며, 부지런히 장바구니를 채웠다.
특히 재래간장을 집어들던 그는 “사실 우리농 먹을거리가 시중 마트 제품보다 비싼 건 사실이고, 현실적으로 먹을거리 100퍼센트를 우리농 제품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마트 제품이 싸더라도 화학간장인 경우가 많은데, 국산콩을 제대로 발효시켜 만든 우리농 간장과 가격만으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행사가 한참인 오후 12시에는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유경촌 보좌 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각 교구 우리농 담당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추수감사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각 교구 농민들이 준비한 지역 특산물이 예물로 봉헌됐다.
염수정 추기경은 강론에서 “돈과 생명,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답은 알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회개와 가치관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데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도시와 농촌신자들 간의 형제적 사랑을 극대화 하기 위한 운동이며, 생산과 소비로 만난 이들이 만나, 어려움을 나누며 살아가고 서로의 삶에서 부족한 것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또 인간이 이 세상의 주인이며, 소유주임을 자처하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면서, “농촌과 도시의 신자들이 함께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고, 무엇보다 농민들이 안전한 생명의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지난 1994년 도시공동체와 농촌공동체가 함께 생명 가치관을 확립하고, 도시와 농촌의 공생 실현, 생태적 생활과 생산양식을 통한 공동체적 삶의 실천 등을 목표로 시작됐다. 소비자 중심의 도시생활공동체는 2014년 현재 8개 교구 196개 본당에 꾸려져 약 1900명의 활동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생산자 중심의 농촌공동체는 대구와 서울을 제외한 13개 교구에 73개 분회, 약 1050명의 농민이 참여하고 있다.
“비록 생명농업에 투신하는 삶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이 일이 예언자적 삶이 된다면 그것을 증명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마산교구 가톨릭농민회 정용구 회장(토마스 아퀴나스)은 농민들이 농산물 생산은 물론, 판로까지 걱정하는 구조적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교회가 이 일을 사목의 하나로 받아들여 농민을 포용하고, 도시생활공동체 활성화에 노력해 준다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그럼에도 운동과 농산품 유통의 양 측면 사이의 균형을 잘 잡고, 보다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농민들 스스로도 욕심을 버리고 생산한 농산품에 책임을 져야하는 만큼, 소비자들도 그런 농민들의 노력을 이해하면서 이 운동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정용구 회장은, 우리농촌살리기운동과 이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 대해 “구조적으로 가난함에 처한 농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창조보전사업을 위해서 생명의 먹을거리를 가꾸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