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산책나온 시]

 

너무 자책하지 말자
그때 그 일이
그때 그 말이 몰고 온 지금의 상황이
비록 나를 힘들게 하여도.

만일 그때로 돌아가 본다면
여전히 그렇게 할 수 밖에는 없는
그것이 최선이라는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때로는 넘어지며 사는 인생

그래서 눈감아 주는 사랑도 만나고
그래서 일으켜 주는 이웃도
만나지 않겠는가 

 

                                                                                    사진 박봉규

내가 실수를 하고
그 실수에 대해
잘못했다는 걸 인정할 때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
그것을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다시한번 시작하도록 기회를 주는 사람..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그랬다.
공부로 배울 수 없는 게 사랑이라고.
인생 또한 공부한다고 배워지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실전이 있을 뿐.

예습도
복습도 없는 그 실전 속에서
무수히 저질러지는 실수들... 또한 어리석고 연약한 중생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던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눈 감아 주며
다시 부축하여 일으켜 주는 너그러움과 친절..

사랑이 별건가
인생이 별건가

그저 그렇게 다둑이며 가는 것이지.
춥고 외로운 인생길에
그런 등불 하나 되어 주며 가는 것이지...

그렇게 너와 나,
부서지는 세월을 걸으며
쌓아가는 인연인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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