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 최영선]

 

 

주일 아침,
카페 청소하러 내려갔더니……

밤새 흰 눈이 내렸나?
야광 나무 꽃향은 서서해지고, 하얀 무늬들만이
바닥에 흐리게 아른거립니다.
소리 없이 내린 눈은 꽃눈이었습니다.

야광나무 꽃잎인 줄 알면서도
마음은 눈이라고 믿고 싶었던가 봅니다.

꽃양귀비는

솜털 꽃받침 밀어내고 올라온 지 하루나 되었을까?
아니, 이틀 되었나?
하얀 꽃눈 밭에 빨간 입술 자국들 툭툭 던져놓고

오고 가는 바람에 따라가버렸습니다.

마음 구석에서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구절이 맴돕니다.
 

최영선 수사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인터넷방송 ikolbe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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