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찾아야”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밀양 여수마을을 방문해 말씀의 전례를 거행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공사를 강행한 한전에 대해 “공기업으로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 제공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나승구 신부, 이하 사제단)이 21일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밀양 상동면 여수마을을 찾아 말씀의 전례를 거행했다. 여수마을은 124번 송전탑이 들어서는 곳으로 하루 만에 헬기 착륙을 위한 산 정상 평탄화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사제들과 마을 주민 30여 명은 산 입구를 막아서는 경찰의 저지를 뚫고 공사 현장에 올랐다. 나승구 신부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자라던 이 자리가 돌무더기가 되고, 평화롭게 농사짓던 어르신들이 여기에서 싸우고, 성당에서 기도와 묵상에 열중해야 할 우리가 여기에 와 있고, 치안에 힘써야할 경찰들이 우리를 막아서고 있다”며 “이 어그러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우리 모두에게 여유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나 신부는 공사를 강행한 한전 측에 “공기업으로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 힘은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나 신부는 8년간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워온 마을 주민들에게 “먼 훗날 손주들에게 어렵게 싸웠지만 그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을 너희들에게 물려줄 수 있었노라 자신 있게 말하는 날까지 제발 건강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보편 지향 기도에서 신자들은 “이곳 송전탑 현장을 지키고 있는 밀양 어르신들을 끝까지 지켜주시고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해 달라”,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주님의 평화를 지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특별히 신자들은 ‘공권력을 위하여’ 기도했다.

“이 땅의 생명을 위해 파견된 공권력, 우리 젊은이들이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십시오.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갈 이 땅을 어르신들과 함께 지켜나갈 지혜를 주셔서 우리 젊은이들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앞으로 태어날 후손에게 당당하게 우리의 생명과 자연을 물려줄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허락하소서.”

▲ 밀양 여수마을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이 재개된 마을 뒷산에 오르고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진 제공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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