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 문화살롱 프로그램으로 첫 활동 시작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지난 2011년 4월,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 입은 조선학교를 돕기 위해 결성된 ‘몽당연필’이 새로운 활동에 나선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홋카이도, 도호쿠, 도쿄 조선학교 등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조선학교는 일본 정부의 복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몽당연필’은 이 시기 개별적으로 조선학교와 관계를 지속해오던 단체와 개인들이 지원을 위한 창구를 마련하고자 결성됐다.

 
영화 <우리 학교> 팬카페, 한민족 복지재단, 남북 어린이 어깨동무, 동북아평화재단, 다음 카페 ‘뜨겁습니다’, 지구촌 동포연대(KIN), 어린이출판사협회 등 단체와 개인이 참여한 몽당연필은 2011년 4월 27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름까지 매달 조선학교 알리기와 후원을 위한 공연을 열었다. 서울에서 12번의 공연, 그리고 광주, 대구, 인천과 도쿄 공연까지 19번의 공연으로 약 3억여 원의 후원금을 모아 일본 각 지의 조선학교에 전달했다. 매번 200여 명이 참여한 공연에는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동참했고, 조선학교를 모르던 사람들에게 그 존재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선학교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주기 위한 이른바 민간사절로 활동하던 몽당연필은 2012년 11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을 마치고 새로운 차원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 몽당연필 활동에 동참했던 회원들을 중심으로 회원 확대 사업을 벌이는 한편, ‘회원의 날’을 통해 회원 간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몽당연필의 기본 목적인 조선학교 알리기와 공감대 형성. 다양한 소모임 구성과 등산, 공연, 영화 상영 등이 진행될 ‘문화살롱’ 프로그램을 통해 소박하면서도 즐거운 교류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몽당연필의 첫 번째 문화살롱은 오는 25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린다. 조선학교의 상징인 ‘치마저고리’를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권해효 몽당연필 대표와 함께 나누는 조선학교 이야기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돌아보기, 시와를 비롯한 가수들이 참여하는 작은 콘서트 등으로 진행된다. (문의 / 02-322-5778)

‘조선학교’를 기억해주세요

조선학교는 일제 식민지배와 분단의 산물이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해방 이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남아,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고향의 언어와 문화를 잊지 않기 위해 만든 학교다. 해방 당시 재일동포는 약 200만 명. 그 중 귀국하지 못하고 일본에 남게 된 60여만 명은 조선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1945년 10월 즈음 ‘야학 국어 강습소’를 열었다. 조선학교는 한때 540여 개에 달했지만 현재 80여 개만이 남아 있으며, 생겨난 이래 최대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국제법은 인종, 종교, 정치적 의견, 신분에 관계없이 아동을 보호하고,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지키려는 민족교육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 교육 보조금을 중단하고 ‘고교 무상화’ 제도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하기 위한 법 개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500여 개와 일본의 시민단체는 단체행동과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차별 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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