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 기자

작년 4월 입사 후 첫 취재는 일본에서 온 천막마당극단 연출가 이케우치 분페이 씨의 인터뷰였다. 취재를 나가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그동안 살면서 익힌 능력을 재주껏 동원해야 하는 그 막막함이란. ‘벌거벗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 같다’던 기분이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내가 땀을 삐질거리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옆에서는 극단 단원들이 총출동해 무대와 천막을 짓고 있었다. 4월을 마무리하면서 문득 앙상한 뼈대에서 점차 모습을 갖춰가던 그 천막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라는 천막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아직 비닐 천장을 두르기까지 한참 남은 것은 알겠는데, 기둥이라도 튼튼하게 세우고 있는 걸까. 당신의 천막은 어떤가요?

(2012년 4월 9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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