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C 노조, 매주 목요일 서초동 평화빌딩 앞에서 해고자 복직 촉구 촛불 문화제
29일에는 가톨릭공동대책위 기자회견 열어

▲ 이숙희 지도위원은 “‘신부님, 대화에 임하십시오’라는 파업 당시의 호소가 11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정현진 기자

“염수정 대주교님! 11년 전에 해고된 성모병원 노동자 5명은 병원으로 돌아가 일하고 싶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 · 여의도 · 의정부성모병원, 이하 CMC) 노동조합이 지난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사장 염수정 대주교, 상임이사 박신언 몬시뇰)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평화빌딩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CMC 노동조합은 올해로 해고된 지 11년째인 조합원 5명의 복직과 이를 위한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로 촛불 문화제를 시작했으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해고자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9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02년 5월 23일부터 12월 25일까지 217일간 이어진 파업 끝에 노동조합 지도부였던 김영숙(여의도성모병원), 박기우(의정부성모병원), 이숙희 · 한용문 · 황인덕(당시 강남성모병원) 씨 등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파업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교회 측과의 대화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 CMC 해고자와 노조원들의 호소는 교회가 대화에 응할 때까지, 해고자들의 복직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18일 저녁 촛불 문화제에서 이숙희 지도위원(해고자, 전 강남성모병원 정책부지부장)은 “‘신부님, 대화에 임하십시오’라는 파업 당시의 호소가 11년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너무 평화롭게 의료원 측의 답변을 기다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서 꼭 동료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도위원은 “20~30명이지만 몇 백, 몇 천 명이 있는 것같이 힘이 난다. 앞으로 연대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꼭 복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또 한용문 지도위원(해고자, 전 강남성모병원 지부장)은 “병원과 노조 어느 한 편이 잘하기만 하거나 잘못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서로의 입장과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 만나서 정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MC 노조는 복직은 단순히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치유를 위한 실마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는 여전히 상처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조합원들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으로, 파업과 해고를 둘러싼 서로의 상처를 다각적으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고자들과 노동조합은 앞으로 해고자 복직을 위한 대화가 이뤄져 복직이 성사될 때까지 목요 촛불 문화제를 이어갈 계획이며, 시위도 매일 연다. 4월 29일 오전 11시에는 서초동 평화빌딩 앞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 해고노동자 복직을 위한 가톨릭공동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 30여 개의 촛불 뒤로 가파르게 선 ‘평화’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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