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8일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분향소. 노동자의 작업화에 꽃이 심겨 있다. ⓒ한수진 기자

17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 또다시 소란이 일었다. 서울 중구청 직원들은 꽃과 흙을 무더기로 가져와 지난 4일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고 만든 화단을 확장했다. 이에 항의하던 노동자 두 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그런데 대한문 앞은 원래 꽃밭이었다. 1년 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먼저 떠난 동료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분향소를 차렸을 때, 그곳은 하얀 국화 밭이었다. 사람들은 살아남은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살아 있음’을 상징하는 색색의 화분을 들고 대한문을 찾았다. 어떤 이들은 천 조각을 이어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수놓아 분향소 위에 내걸기도 했다.

공무원의 손길이 느껴지는 인공 화단에서 꽃향기는 날지 몰라도 사람 향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노동자의 작업화에서 자라던 작은 꽃나무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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