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43명과 사진가 7명이 쓰고 찍은 책 <그대, 강정>

자꾸만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듣고 싶고, 생각만으로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면 이것은 사랑일까. 작가 43명과 사진가 7명이 제주 강정마을에 띄우는 절절한 연애편지가 책으로 나왔다.

 
소위 ‘강정앓이’가 되어 사랑의 열병을 앓던 시인, 소설가들은 지난 가을부터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작가 모임 ‘제주팸플릿작가’는 이들의 편지를 팸플릿으로 제작해 제주 전역에 배포했고, 여기에 강정을 기록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더해 한 권의 책으로 <그대, 강정>이 만들어졌다. 책의 출간 날짜를 제주4.3항쟁에 맞춰 4월 3일로 정한 것은 강정을 향한 작가들의 사랑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랑임을 말해준다.

강정을 향한 작가들의 열렬한 사랑 고백

4월 3일 제주에 이어 8일 서울에서 열린 <그대, 강정> 북콘서트 무대에 오른 작가들의 사랑 고백은 제주의 뽀얀 고기국수의 국물보다 깊고 진했다. 책에 실린 편지 <그대 나의 구럼비>를 쓴 이용림 시인은 “연애편지를 쓰면서 그렇게 울어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강정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마음에서 쏟아져 나오는 미안함을 글에 담았다고 한다.

“저는 강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품위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것들에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태초부터 있던 존재인 구럼비로부터 태어난 우리들이 어떻게 너, 구럼비를 짓밟을 수 있겠냐는 괴로운 마음으로 편지를 썼어요.”

이용림 시인은 “첫 번째 연애편지를 썼으니 구럼비가 나에게 완전히 넘어올 때까지 연애편지를 쓰겠다”고 말했다. 강정마을로 보내는 뜨거운 사랑 고백이 단지 책 한 권으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다짐이다.

한편, <그대, 강정> 북콘서트는 4월 중 부산과 광주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책의 인세 전액과 판매수익금의 일부는 팸플릿운동과 강정마을 평화활동에 기부된다.

▲ 8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그대, 지금> 북콘서트에서 배우 곽유평 씨가 낭독을 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 <그대, 강정> 북콘서트에서 화가 최성희 씨와 방송PD 정혜윤 씨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 <그대, 강정>에 실린 조성봉 감독의 작품 (사진 제공 / 북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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