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사무국장, 수요미사 ‘사람’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의 의미 전해

▲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그는 지난 부활절에 ‘베네딕토’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정신적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는 “함께 성찰하고, 기도하는 정신적 연대 속에서 신앙의 신비를 느낀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인천교구 월례 수요미사 ‘사람’이 4월 3일 오후 7시 30분 인천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봉헌됐다. 미사 이후는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의 이야기로 진행됐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국어교사에서 농부로 삶의 전환을 준비하던 2012년 초,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과 이치우 씨의 죽음을 접하고 대책위원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밀양 송전탑 반대 운동으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삶의 의미를 통찰하게 되기를 바란다”면서, 정신적 연대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보상도 필요 없고 더 이상의 욕심도 없습니다. 이대로 살다가 죽게 해주십시오.”
“고향마을을 지켜달라는 시아버님의 당부를 지키지 못한다면, 죽어서도 조상님들을 볼 수 없습니다.”

고향마을을 지키며 그대로 살게 해달라는 밀양 주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이 두 마디 말에 싸움의 이유와 본질이 모두 녹아있다면서 “우리에게 조상이 있고 미래 자손들이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 살던 그대로의 평화를 막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무겁게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는 이들은, 내가 만난 낯선 누군가가 예수님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누구든 섬기는 이들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사실, 외면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밀양의 할머니들이 이 시대의 그리스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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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연대’는 기도하며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

이계삼 사무국장은 “삶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외면하도록 만드는 사회구조에서 할머니들의 호소를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정신적 연대 뿐”이라면서 “정신적 연대는 해법 이전에 진실을 알리는 방법이고, 성찰하고 기도하며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절망의 무게만큼 이 싸움의 의미를 반추하게 되고, 그 의미들이 점점 더 소중해진다”면서 “밀양 싸움에는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와 고통의 이유가 함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모든 싸움이 그렇듯이 외로운 싸움이지만,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통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전했다.

이계삼 사무국장은 “밀양 싸움의 의미를 세상에 알리고, 함께 아파하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도 전달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실존적 도전”이라고 강조하고 “설령 싸움에 지더라도 우리의 삶과 사회 안에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고, 우리 삶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밀양 싸움의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러 사회 현안을 신앙인의 눈으로 살피고, 성찰과 실천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환경사목위원회, 노동사목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수요미사 ‘사람’은 매달 첫째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인천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열린다. 5월 1일에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이창근 기획실장이 ‘여기 사람이 있다’를 주제로 노동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문의 :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032-765-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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