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상 몬시뇰 "하느님이 부르는 곳이면 주변 시선 아랑곳 없이 투신하신 분"

▲ 이영숙 소피아 수녀 영정 ⓒ한상봉 기자

'여성노동자의 어머니' 이영숙 소피아 수녀(툿징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78세)의 장례미사가 베네딕도수녀회 서울수녀원 성당에서 3월 23일  봉헌됐다.

김병상 몬시뇰(인천교구)이 주례한 이날 미사는 박기호, 하유설, 오기백, 전종훈 신부 등 9명의 사제가 공동집전했으며, 이영숙 수녀가 1970-80년대에 함께 일했던 노동사목 활동가들과 성남 만남의 집 관계자 및 지인들이 모여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영숙 수녀는 선종하기 전에 시신을 기증했기 때문에 이날 장례미사는 분향예식 등이 생략된 채 진행되었다. 김병상 신부는 강론에서 “이영숙 수녀님은 하느님이 부르는 곳이면 주변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투신했던 분”이라며 이영숙 수녀를 ‘민주화와 인권운동의 동지’라고 불렀다. 특히 이영숙 수녀가 부천 성고문 사건으로 고통받던 권인숙 씨의 무죄석방을 위해 노심초사한 사실을 밝히며 “이 모든 게 성령께서 이영숙 수녀를 통해 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 김병상 몬시뇰은 이영숙 수녀를 '민주화 운동의 동지'로 소개했다. ⓒ한상봉 기자

베네딕도수녀회 이레네 수녀는 추모사를 통해 “이영숙 수녀님은 초등학교 시절, 가난해서 학교를 나가지 못하는 친구를 바라보며 빈곤은 악이고 추방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커서 법관이 되어 돈도 벌고 억울한 사람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었다”고 전하며 "어려서부터 남다른 소명을 느꼈다"고 말했다.이레네 수녀는 이영숙 수녀가 유신정권 시절  탄압받던 이들을 위해 구치소와 경찰서를 오가며 '가슴 졸이고' 살았다며 "이 수녀의 심장병은 그런 삶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영숙 수녀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살아가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영숙 수녀는 언제 어디서나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서고 싶어했으며,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6년 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농장을 세우고 가난한 이들을 도왔다.
 

이영숙 소피아 수녀

1936년 인천 출생
1965년 첫 서원
1970년 종신 서원
            ( 대구 파티마병원, 서울 돈암동성당에서 본당수녀, 대구 수녀원 당가 등 역임)
1972년 필리핀에서 사회학 공부
1978년부터 15년 동안 성남 만남의 집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
1992년 서울수녀원 원장 재직
1999년 우간다 진자로 해외선교
2013년 3월 21일 포천 분도의 집에서 요양하다  선종
 


▲이영숙 소피아 수녀의 삶 (동영상 제작/툿징 베네딕도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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