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기 추모와 우정의 축제 열려

▲ 천주교창조보전연대에서 '내가 만드는 탈핵 배지'를 어린이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후쿠시마는 지나간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고 그때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이 올 가능성이 크지요. 국토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잖아요. 핵발전이 정말 위험하고 우리에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돼요.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 것처럼 생각하면 안돼요.”

3월 9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기 추모와 우정의 탈핵 축제’에 참가한 김 프란체스카 수녀(바오로딸 수녀회)는 “사고가 잦은 노후 원전을 가동하는 우리는 핵발전의 위험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이 주최한 이번 추모와 우정의 축제에서는 5대 종단 성직자들의 추모 기도와 원폭2·3세 환우들로 구성된 합천평화씨알합창단의 공연, 밀양·삼척 등에서 핵발전소와 송전탑 반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발언 등이 이어졌다.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 김경자 씨는 “밀양 때문에 한전 사장님, 대기업 회장님들 머리 꽤나 아플 겁니다. 고소고발로 겁주고 돈 몇 푼 쥐어주면 될 줄 알았을 텐데, 9년째 밀양에서 꼼짝도 못하고 발이 묶일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라며 “밀양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꼭 이겨서 우리가 희망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4대종단 성직자들이 공동으로 추모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이날 시청광장에서는 녹색연합, 아이쿱생협, 한살림, YWCA, 녹색당 등이 준비한 다양한 체험·전시마당이 열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핵발전의 위험과 재생에너지 사용을 널리 알렸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는 참가자들과 ‘내가 만드는 탈핵 배지’를 만들며 탈핵의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 참가한 김민정 양은 자신이 만든 뱃지를 들어 보이며 “핵발전은 너무 위험한 게 많잖아요. 빨리 없어지면 좋겠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남대문로터리를 지나 다시 서울광장까지 돌아오는 탈핵 퍼레이드를 펼쳤다. 후쿠시마 2주기 추모와 탈핵 축제는 부산, 경주 등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일본에서는 ‘잘가라 원전’ 집회에 수만 명이 참가했다. 공동행동은 후쿠시마 사고 2주기 당일인 11일에는 핵발전소가 있는 영광과 핵발전소 신규 부지로 선정된 삼척에서 탈핵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 행사에 참가한 시민이 태양열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문양효숙 기자

 ⓒ문양효숙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