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원료 ‘콜탄’의 무분별 착취, 극심한 환경 재난 불러
수익금은 아프리카 콩고 지역 자활 기금과 환경운동 기금으로

"장롱 속에서 잠자는 폐휴대폰이 콩고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낼 수 있습니다"

천주교 창조보전연대(대표 양기석 신부)가 폐휴대폰 수거 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4년째 진행하는 폐휴대폰 수거 운동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코트디부아르 지원, 환경운동기금 등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보다 대중적인 운동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각 본당과 기관에 배치된 폐휴대폰 수거함 (사진제공/창조보전연대)

창조보전연대는 2009년 9월, 폐휴대폰 모으기 운동을 결의해 인천교구를 시작으로 첫해에 600여만 원의  수익금을 냈다. 이후 2010년 수원교구 수원대리구와 전국의 130여 개 본당과 기관들을 대상으로 폐휴대폰 모으기 사업을 벌여 얻은 4,400여만 원의 수익금을 얻었다. 이 수익금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양로원과 학교를 짓는 데 사용됐다. 현재195여 개 본당과 각 기관으로 확장된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의 수익금 70%는 콩고민주공화국 각 지역의 환경난민을 위해서, 30%는 국내 환경운동기금으로 쓰고 있다. 

수익금이 대부분 콩고민주공화국 지역 재건으로 사용되는 것은 휴대폰 부품 원료의 하나인 ‘콜탄’이 야기하는 환경 재난 때문이다.

휴대폰의 특정부품을 만들 때 꼭 필요한 ‘탄탈’의 원료인 ‘콜탄’은 콩고공화국 열대우림지역에 전 세계 80%가 매장되어 있다. 세계적인 IT 산업발달과 휴대전화 수요의 폭증은 콜탄을 ‘검은 금(Black gold)’으로 만들었고, 이를 채굴하기 위해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지구상 마지막 남은 고릴라의 서식지까지 해치고 있다. 무엇보다 수백만의 목숨을 앗아가는 정부군과 반정부군 사이의 전쟁에서 ‘콜탄’이 무기를 사들이는 자금책이 될 뿐만 아니라 채굴 과정에서 어린이와 여성이 노동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폐휴대폰 수거 운동은 콜탄을 재활용해 무분별한 채굴을 조금이라도 막고, 내전과 환경파괴, 노동착취로 어려움에 처한 콩고 국민을 지원하려는 방안으로 마련됐다.

▲ 콩고 바날리아에 설립된 벽돌공장과 지역 주민들. 공장을 통한 일자리를 마련함과 동시에 생산된 벽돌로 학교를 짓는다. (사진제공/창조보전연대)

▲ 콩고 바날리아에 지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제공/창조보전연대)

현재 콩고민주공화국과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리스도의교육수녀회는 여성들을 위한 직업학교과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유치원 설립을 하는 동시에 벽돌 공장을 통한 청년들의 일터 제공, 의료 진료소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콩고 바날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리스도의교육수녀회 권가브리엘 수녀는 창조보전연대에 보내 온 편지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기로 결정하고 우선으로 벽돌만들기를 하고 있다. 벽돌만들기는 동네 사람들에게 좋은 일거리가 되어 삶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하며, ”무엇보다 일자리와 학교를 마련하는 것이 이들에게 안정된 삶과 교육의 기회 제공은 물론, 스스로 마을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까지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의 96%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교체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폐휴대폰은 환경부 추산 매년 800만에서 1400만 대 가량 쏟아진다. 이 가운데 300여만 대만 수거되고 나머지는 보관되거나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다.

휴대전화 배터리에 사용되는 카드뮴, 코발트, 납과 같은 다량의 중금속 물질이 들어있어 매립 혹은 소각할 경우, 위험한 공해물질이 배출돼 환경파괴의 주범이 될 뿐만 아니라 구리, 금, 은과 같은 유가금속도 소량 함유돼 있어 1대당 약 1300~1600원의 가치를 회수할 수 있다.

▲ 여성교육센터 재봉실.(사진제공/창조보전연대)

창조보전연대는 “폐휴대폰 수거 운동이 4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어,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하면서, “서랍 속이나 집안 어딘가에 필요없이 두는 휴대폰을 본당 수거함에 내놓은 것만으로,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막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의 지역민들에게 자활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수거품목은 폐휴대폰과 배터리, 충전기, 고장 난 MP3, 전자사전 등 소형전기전자폐기물이며, 폐휴대폰 수거함이 마련된 각 본당 사무실에 넣으면 된다. 폐휴대폰 수거 운동에 대한 문의는 수원대리구청 양기석 신부(031-248-8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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