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과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1]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UN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과 세계 물의 날이 있는 3월에는 신분상의 차별로 식수난을 겪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인도 달리트 여성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편집자 주

매일 먹을 물을 찾아 헤매는 샨티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10살 샨티를 만난 것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칸치푸람지역입니다. 야자수와 코코넛 잎으로 지붕을 올린 샨티의 집은 보기에도 무척 위태로워 보입니다. 우기가 되면 지붕 사이로 비가 줄줄 새고 진흙으로 덧댄 벽은 무너져 방안이 온통 질척거리지만, 어린 샨티에게 오두막보다 더 큰 걱정은 매일 매일 물을 구하는 일입니다.

달리트만이 모여 사는 샨티의 마을에는 우물이 없습니다. 매일 아침 물동이를 들고 3~4km를 걸어 연못이나 물 웅덩이를 찾아 물을 길어와야만 하는데 어린 샨티의 걸음으로 2시간가량 걸립니다. 그래서 샨티는 매일 학교에 지각을 합니다. 그나마 길어온 물도 오염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이 고여 있는 호수나 연못은 빗물이나 가축들로 인해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 중 75%가 열, 설사, 황달 등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먼 길을 오고 가는 여성들 (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가까운 앞마을에 우물이 있는데 왜 멀리까지 가야 할까요?

샨티가 물을 찾아 먼 거리를 오고가는 이유는 달리트라는 신분 때문입니다. 달리트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의 네 계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달리트는 카스트 계급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바깥 세계의 사람들이면서 최하위층 사람들입니다. 달리트는 인도 인구의 16.03%에 해당하는 1억 6000만명이고 직업은 가장 비천한 일인 시체처리, 오물수거, 가죽가공, 세탁 등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접촉하는 것만으로 더러워진다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때문에 마을에서 떨어져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상층 카스트 마을의 우물조차 함께 이용하지 못합니다.

물 뜨러 가는 길이 너무 무서워요

 

▲ 더러운 웅덩이에서 물을 긷는 달리트소녀. (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물 때문에 빚어지는 어려움 중 하나는 여아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도에서 물을 구하는 일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몫입니다. 무거운 물동이를 들고 여아들이 매일 3~4시간을 오고가야 하는 형편이어서 학교에 지각하거나, 아예 다니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가난과 차별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물을 구하러 가는 길에 힘없는 여성과 여아들이 상층 카스트 남성들의 폭력에 노출된다는 점입니다. 강간에 저항하는 달리트 여성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거나, 강간에 저항한 아이의 팔을 자르는 끔찍한 범죄가 벌어질 정도로 상층 카스트들의 달리트 여성에 대한 멸시와 폭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마을 주민이 항의라도 했다가는 보복을 당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언론이나 정부는 달리트 여성의 인권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한국 후원자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달리트마을 공동우물(우). 인근에 있는 공동우물에서 뛰어놀던 아이들도 언제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생명을 지키는 물, 행복을 키우는 물

한국 후원자들의 따뜻한 나눔으로 2008년부터 한국희망재단과 인도 현지협력단체 (HRDF)는 달리트마을에 우물개발, 저장탱크, 핸드펌프 등을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오고 있습니다.

우물이 설치되자 마을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깨끗한 물이 확보되면서 마을주민들이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벗어나 건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먹을 물이 귀해 씻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민들에게 손 씻는 법을 비롯한 위생교육이 진행되었고, 덕분에 질병 감염율이 현저히 줄게 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집에서 한번 쓴 물을 모아 농업농수로 활용해 가구마다 텃밭을 꾸리고 있는데, 1~2달러의 임금으로 하루를 버티는 일용직 노동자가 대다수인 이 곳 주민들에게 귀한 소득 창출원이 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삶을 바꿔놓은 물의 기적

무엇보다 우물사업은 물을 길러 가는 과정에 도사렸던 폭력으로부터 여성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습니다. 여아들은 마을우물이 생기면서 학교 결석률이 줄고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문맹률이 줄고, 사회성도 높아졌으며, 전문직 여성이 되겠다는 다부진 꿈도 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5개 마을에 설치된 환경공부방으로 모여 환경교육, 인권교육, 예체능 수업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매일 재미난 지식들을 만납니다.

마을에서 여성들의 활동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물과 물탱크는 마을 단위 주민 자치운영조직으로 이루어진 식수보호위원회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매월 가구 당 25~50루피(500원~1000원) 가량을 우물 수리 및 관리를 목적으로 납부하고 날짜별 우물 관리내역도 꼼꼼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통 10명에서 20명 사이로 구성된 식수보호위원회는 마을에서 SHG (self-help group, 여성자조모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부 마을의 경우 여성 이장까지 나올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가까운 공동우물에서 물을 긷는 달리트 여성들. (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샨티의 마을에도 희망의 우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도 전역 달리트마을 대다수가 아직 식수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끔찍한 위험을 감수하며, 혹은 학교에 가고 싶은 간절한 꿈을 포기한 채 물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3월 8일은 UN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그리고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3월 물로 고통받고 있는 달리트 여성들을 기억하며, 샨티의 마을에 촉촉한 희망을 선물하시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작은 나눔들이 모이면 깨끗하고 안전한 우물이 설치됩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공부하고 뛰어놀고 싶은 10살 샨티의 간절한 바램을 응원해주세요.

 

 

 

 
   

10살 샨티의 꿈 후원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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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ope365.org/give

* 한국희망재단
한국희망재단은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하여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을 함양하는 정신에 입각하여 지구촌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고, 평등한 지구촌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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