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 이후에도 차기 교황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그림자 교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스 큉 (사진출처/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한스 큉은 2월 18일에 발간된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미 바티칸 내에 자신이 머물 곳을 마련해 두었다. 또 그의 비서는 차기 교황이 뽑혀도 교황관사 총책임자로 교황청에 남게 된다”면서 이를 “족벌주의의 새로운 형태”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차기 교황이 자주적으로 교회를 이끌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유능하고 새로운 인물로 구성된 집행부를 꾸려 교황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월 14일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개인비서인 게오르그 갠스바인 주교가 교황 사임 이후에도 교황관사 총책임자 직책을 계속 유지하는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바티칸 내 수도원에 거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게오르그 갠스바인 주교는 차기 교황이 선출된 이후부터 ‘직장’에서는 새 교황을 수행하고 ‘퇴근’ 후에는 전임 교황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오른팔’로 불리는 게오르그 갠스바인 주교는 2003년부터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개인비서로 일했고 지난해 12월에 교황관사 총책임자 직책을 맡았다. 교황관사 총책임자는 교황청 방문객을 관리하고 교황청 주요 행사와 교황의 이탈리아 내 일정과 관련된 실무를 담당한다.

한편 한스 큉은 차기 교황으로 현대 사회와 개혁 요구에 마음이 열려있는 인물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스 큉은 “(교황이) 세상에 교회의 자유를 설파하는 것과 동시에 교회 내에서 진실을 말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신학자와 여성, 모든 가톨릭 신자들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교회가 걸어온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인물을  선출한다면 교회는 결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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